[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프로슈머, 그 양날의 검
[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프로슈머, 그 양날의 검
  •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 호수 269
  • 승인 2017.12.26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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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산인 동시에 잠재적 위협요소
▲ 프로슈머를 잘 활용하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잠재적인 위협요소가 될 수도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소비뿐만 아니라 제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까지 참여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프로슈머(prosumer)’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소비자의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품기획 단계에서 의견을 제안하는 고객자문단 형식이었다면 판매와 홍보, 고객관리는 물론 문제 검증, 차세대 제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대학생 정준민(가명ㆍ21)군은 대학가 편의점 메뉴의 고객 반응을 관찰해 문제를 찾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활동 중이다. 또다른 대학생 김인석(가명ㆍ22)군은 SNS에 여행상품을 계속 올려 판매로 연결되면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 판매대행을 하고 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1980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저서 「제3의 물결」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시장이 발전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비자들이 기업의 영역인 제품 기획ㆍ홍보ㆍ판매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프로슈머가 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두가지 중요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대가 변했다. 과거에는 제품의 핵심기능만 훌륭하면 그만이었다. 지금은 세분화된 고객집단의 니즈를 세부적으로 정밀하게 충족해야 하는 대량맞춤(masscustomization) 시대다. 제품기획부터 생산ㆍ홍보ㆍ판매ㆍ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의견을 직접 들어 검증하지 않고서는 경쟁적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둘째, 소비자들의 역량이 달라졌다. 교육수준이 올라가고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소비 전문가, 이를테면 마켓메이븐(market maven)이 탄생했다. 이들은 획일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제품에 자신들의 선호를 반영하려 한다. 기업에 직접적으로 의견을 반영할 수 없다면 블로그나 SNS 또는 다른 미디어를 사용해 제품판매와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프로슈머를 잘 활용하면 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제품기획에서 판매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소비자의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얻으면 매출을 늘리거나 예상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더 좋은 건 제품의 탄생과 성장 과정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그 제품에 애정을 갖게 되면서 일종의 파트너십을 형성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파트너 고객은 브랜드 가치 이상으로 기업의 큰 자산이 된다.

그렇다고 프로슈머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프로슈머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생산에 전문화된 사람이 아닌 소비 위주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 이상적이지만 시장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동안 기업이나 제품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프로슈머를 활용하는 데엔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착취하거나 소비자를 오도誤導하기 위해 소비자를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소비자 댓글알바다. 그들 다수는 실제 소비자이며 실제 소비자의 이름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애정이나 파트너십을 기대하긴 어렵다. 오히려 기업을 파괴할 수도 있는 잠재적인 위협요소다. 프로슈머를 활용하는 목적은 소비자를 위해 진정으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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