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저자에게 묻다(24) 「오르는 주식의 법칙」 저자 이주영 대표

주식의 ‘주’자도 모르던 20세 청년은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였다. 본전도 못 건졌지만 손실만 있던 건 아니었다. 시장의 법칙을 알게 됐다. 그렇게 10년이 흐른 지금 이 청년은 ‘슈퍼 개미’로 통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이주영(35) IP경제교육원 대표를 만나, 주식 시장의 민낯을 물었다. 그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어 고민 중”이라고 꼬집었다.
▲ 이주영 IP경제교육원 대표는 “주식은 단순한 홀짝게임이 아니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 이른 나이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가 스무살이었어요. 선친이 남긴 유산으로 시작했죠.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죠. 주식시장을 아예 몰랐으니까요.”
 
✚ 결과는 어땠나요.
“당연히 실패했죠. 본전도 못 건졌어요. 투기하듯 주식을 했던 게 패착이었습니다. 실패 에피소드를 풀어내면 책 한권은 나올 겁니다.” 
 
✚ 지금은 성공한 투자자로 통합니다.
“실패를 반복하면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꿨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벌고, 내려가면 잃는다’는 단순한 공식에만 집착합니다. 주식을 홀짝게임으로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 주가가 오르면 뛸 듯이 기뻐하고, 떨어지면 세상이 무너질 듯 실망합니다.” 
 
✚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투기의 관점에서 벗어나면 일희일비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단기간의 수익률과 변동성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보죠. 제가 투자에 성공한 비결입니다.”
 
✚ 풀어서 설명해주시죠. 
“일단 차트에만 집착하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차트만 놓고 보면 주식시장은 단순해지죠. 상승과 하락, 둘 중 하나만 있습니다. 차트기법 관련 책이 많이 나오는 건 그래서일 겁니다. 하지만 기업 재무제표 상에는 차트 말고도 수많은 숫자들이 있습니다. 복잡하죠. 안정적인 재테크를 하려면 기업의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 어떤 요소를 특히 고려해야 하나요.  
“주식은 미래에 투자하는 겁니다. 기업의 성장성을 봐야죠. 저는 ‘기업의 영업이익이 적정한가’ ‘영업이익이 비해 시가총액이 적정한가’ ‘미래지향적인 회사인가’ 등을 살펴 봅니다.”
 
✚ 책에서 중후장대 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판단한 건 그 때문인가요.
“과거 우리나라 산업을 지탱하던 굴뚝산업은 이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많은 자본과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책에서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을 분석했습니다. 이걸 보면 생각보다 투자할 업체가 많지 않은데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일부 산업군만 득세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혼자 내려가지 않고 지수 전체를 끌어내립니다. 건강한 시장이 아니라는 거죠. 사실 저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할 시점이라고 판단합니다.”
 
미래지향적 관점 유지하라 
 
✚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이 있나요. 
“주식시장의 위험 요소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거시경제의 위험’ ‘기업의 미래 위험’ ‘투자자의 심리 위험’. 거시경제는 제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두 요소는 파악할 수 있죠. 이 위험이 가장 낮을 때 투자하는 게 원칙입니다.” 
 
✚ 혹자는 주식 투자를 두고 ‘타이밍 싸움’이라고 하는데요. 
“매수ㆍ매도 시점을 두고 타이밍을 재면 제가 앞서 경고한 차트에 집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아니면 투자자들의 심리를 읽어내야 하는데,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오랜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주영 대표는 최근 시장의 핫이슈인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식’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성장가치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거품이 낄 수도 있다는 거다. 실제로 올해 시세가 2배 이상 오른 종목들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 관련’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 대표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고 꼬집었다.
 
✚ 지금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줄 팁이 있나요.
“먼저 소액으로라도 주식시장을 충분히 경험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죠. 관련 도서로 경제를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의 경제교육에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 어떤 점이 아쉽나요. 
“체계적인 교육이 없으니, 자본주의를 모른 채 자본주의에 노출됩니다. 무차별적인 광고와 마케팅으로 물질의 노예가 돼버리죠. 돈이 모든 걸 이뤄주고 해결해주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그저 국가가 보증하는 하나의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 아직 젊은 나이입니다. 투자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중학생을 위한 ‘경제와 진로’ 관련 책을 쓸 계획입니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준비를 해도 경제를 모르면 수렁에 빠집니다. 주식시장을 통해 빠르게 변하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또 달라지는 미래 산업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더스쿠프 전문기자) tigerh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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