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수일까 아픈 패착일까
신의 한수일까 아픈 패착일까
  • 김정덕 기자
  • 호수 269
  • 승인 2017.12.28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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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홀딩스 발전계열사 유증 손익계산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버린 카드’를 다시 주웠다. 매각하려던 발전 계열3사를 육성하기로 플랜을 변경한 것이다. 탈원전을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 것으로 판단한 결과다. 알짜 계열사였던 한진종합기술의 매각대금 중 일부를 발전 계열3사에 투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선택, 신의 한수가 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한진중홀딩스 발전계열사를 둘러싼 손익계산서를 분석해봤다.

▲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애초 매각하려던 발전 계열사들을 존속시킬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한진중공업의 지주사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몸집이 확 줄었다. 한진중홀딩스는 12월 15일 한국종합기술 지분 67.05% 가운데 52.01%를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 측에 완전히 매각(금액은 510억원)해 대주주 지위를 넘겨줬다. 엔지니어링 업체인 한국종합기술은 한진중홀딩스의 7개 계열사 중 한진중공업과 대륜E&S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계열사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매각대금의 용처用處다. 한진중홀딩스는 올해 9월 29일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으로부터 계약금 60억원, 12월 12일에 중도금 250억원을 받았다. 한진중홀딩스는 이 돈을 자회사인 대륜E&S 유상증자(300억원)에 투입했다.

15일에 받은 잔금 200억원(중도금 잔액 포함 시 210억원) 중 일부는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설비를 지을 때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과 한진중홀딩스의 채무 일부를 상환하는데 썼다. 금쪽같은 매각 대금의 상당액을 발전 계열3사(대륜E&Sㆍ대륜발전ㆍ별내에너지)에 밀어넣었다는 얘기다. 대륜발전와 별내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 대륜E&S는 전기ㆍ열 유통업체다.

한진중홀딩스에 무슨 실익이 있는 걸까. 이들 발전 계열3사는 한진중홀딩스가 한국종합기술 매각을 결정하기 이전에 시장에 내놨던 매물들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유동성 확보’였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계열사를 털어낸다는 측면도 있었다.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는 천연액화가스(LNG)를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다. 전기는 한국전력으로 보내고, 열은 지역에서 판매ㆍ소비한다. 집단에너지 설비는 미세먼지도 적고, 온실가스도 많지 않으며, 에너지 효율까지 좋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발전사업과는 달리 장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진중홀딩스가 각각 7200억원과 3680억원 총 1조880억원을 대륜발전(2014년 준공)과 별내에너지(2013년 준공) 설립에 투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는 최근까지 에너지를 생산하는 족족 손해를 봤다. 한전의 LNG 전력 매입 단가는 2013년을 기점으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였고, 특히 2014년부터는 국제유가 역시 사상 초유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집단에너지의 매력이 희석됐다. 난방에너지도 마찬가지다. 값싼 소각장을 열원으로 가진 지역난방공사의 단가에 맞춰 열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LNG를 태워 열을 얻는 사업자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 정책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애초부터 손실이 클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는 얘기다.

두 발전 계열사 매각을 꾀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참고 : 한진중홀딩스 측은 매각 절차가 순조롭지 않자 사업성이 괜찮았던 대륜E&S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발전 계열3사의 매각절차가 진행된 이유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진중홀딩스의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와 LNG발전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꾸려나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진중홀딩스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정부는 LNG 발전을 적극 밀고 있는 만큼 발전 단가나 열공급 단가 등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라면서 “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정책과 잘 맞물린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중요한 건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이 한진중홀딩스의 사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하긴 섣부르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정책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미지수다.

전력 도매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아니다. 전력 도매가격에 영향을 미칠 계통한계가격(SMPㆍ발전가격 중 가장 비싼 값)은 열병합에너지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업계는 SMP가 최소한 100원 언저리까지는 돼야 안정적인 수익성이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평균 SMP는 72.79원, 11월 당월 SMP는 81.15원이다.

한진중홀딩스도 ‘애물단지’를 다시 껴안는 것과 다름 없다. 집단에너지 사업은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기업 맘대로 문을 닫아버릴 수 없다. 한번 공급된 전기와 열을 일방적으로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발전 계열3사에 얽혀있는 복잡한 소유구조와 부담스러운 부채도 부담거리다. 한진중홀딩스는 대륜E&S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대륜E&S와 한진중공업이 대륜발전 지분을 29.17%씩, 별내에너지 지분을 각각 50%씩 나눠 갖고 있다. 한국종합기술의 매각대금으로 일부 상환하긴 했지만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의 PF대출금만 각각 4216억원, 2182억원 남아있다.

한진중홀딩스는 알짜 계열사 한국종합기술을 매각한 자금 중 일부를 발전 계열3사에 투입했다. 이 선택은 과연 신의 한수가 될까 패착으로 끝날까.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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