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과 이해도 모두 높아질 가능성

▲ 보험계약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17’은 2021년 적용된다.[사진=뉴시스]
2017년 5월 18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보험계약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기준서를 확정ㆍ발표했다. 새로운 기준은 2021년부터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연착륙까진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체질이 허약한 보험사는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더스쿠프(The SCOOP)가 IFRS의 업종별 리스크를 분석했다. 그 셋째편은 보험이다.

보험업계가 2021년 IFRS17(보험계약 관련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멀리 내다봤을 땐 보험사의 경영성과가 투명해지고, 재무건전성이 강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장 자본을 끌어 모아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졌다.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수익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행될 IFRS17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보험사의 보험부채(책임준비금ㆍ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이나 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립하는 돈)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지금까지 보험부채는 보험상품을 판매하던 시점의 금리에 따라 평가해왔다(원가법). 하지만 보험부채는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 의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현행 원가법이 시간 가치를 반영하지 않아 보험계약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 측정 기준이 ‘시가’로 변경, 이 문제가 해결된다. 판매 시점이 아닌 결산 시점의 금리를 기준으로 보험부채를 평가하게 되는 거다. 흥미롭게도 보험부채 측정 기준의 변경이 큰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과거에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 보험사들의 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만큼의 자본을 쌓아놓지 않으면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공산이 크다. 각 보험사의 체질이 시장에 공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익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현행 회계기준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를 모두 수익으로 간주하고 있다. 여기엔 보험서비스와 관련이 없지만 투자 목적으로 납부한 저축보험료, 초과 납부한 장기보험의 위험보험료까지 포함된다. 하지만 IFRS17에서는 보험서비스 제공과 관련이 없는 투자 목적의 보험료는 수익에서 빠지게 된다. 보험사의 수익이 줄어들 거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회계기준의 변화에 따라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상품들도 중심축이 바뀔 거라고 말했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IFRS17이 시행되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강조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저축성 상품보다는 보장성 상품, 안정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변액보험 상품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보험회사 재무제표는 일반 기업 회계기준과 너무 달라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IFRS17이 시행되면 투명성이 높아지고 이해도 수월해져 보험회사에 대한 투자가 지금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채가 증가하고 수익이 줄어드는 등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지만 연착륙만 하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거란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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