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 빛과 그림자

부동산 시장에 타운하우스 열풍이 불고 있다. 이웃간 분쟁에서 자유로운 데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는 점 등이 인기비결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섣불리 투자해선 안 된다. 따져봐야 할 여건이 한둘이 아닐 뿐만 아니라 환금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타운하우스의 빛과 그림자를 살펴봤다.

▲ 사생활과 자연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타운하우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강서구에 사는 42세 직장인 김진호(가명)씨는 김포한강신도시 타운하우스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다. 김씨가 직장도 가깝고 주변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는 현재의 아파트 단지를 떠나기로 결심한 건 두 자녀 때문이었다.

아토피와 비염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을 초록이 무성한 마당에서 뛰놀게 하고 싶다는 거였다. 김씨는 “예전부터 고민해왔던 문제인데, 최근엔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다양한 편의시설이 공급되는 타운하우스가 많이 생기고 있는 터라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타운하우스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2~4층 높이의 단독주택을 나란히 붙여 지은 형태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주택양식이다. 주로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개발되고 있다. 타운하우스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정부의 초강력 규제를 직격탄으로 맞았다는 점과 자신만의 주택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맞물린 결과다.

아파트 내 이웃간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도 타운하우스의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층간소음과 반려견 문제 등 이웃간 분쟁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자, 이웃간 분쟁에서 자유로운 타운하우스의 선호도가 상승했다는 얘기다. 환경부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은 지난 2012년 약 7000건에서 2015년 1만5600건가량으로 3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중소형 면적의 타운하우스 비중이 증가한 것도 또하나의 인기비결이다. 2000년대 초 타운하우스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땐 고급형 일색이었다. 2007년 용인 동백지구에 들어선 ‘동백 아펠바움’이 대표적이다.

전용면적 257㎡(약 78평)로 공급된 이 타운하우스는 15억~17억원대에 분양됐다. 하지만 이런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가구 수가 적어 관리비 부담이 크고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다시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앞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했다. 전용면적 84㎡(약 25평)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된 타운하우스의 분양가는 3억~7억원으로 크게 낮아졌고, 그대신 가구 수를 늘려 관리비 부담을 줄였다. 입지도 좋아졌다. 역세권부터 호수 주변, 산자락 등 다양해졌다. 건설사들은 테라스, 텃밭, 다락방, 야외 바비큐장 등을 갖춰 수요를 자극했다.

이처럼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숱하게 많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투자해선 안 된다. 타운하우스의 시설 관리는 단독주택에 비해 체계적이지만 아파트보다는 보안ㆍ관리 면에서 취약하다.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이다.

투자목적이라면 신중히 검토해야

타운하우스는 유형별 장단점이 다르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타운하우스는 크게 ‘시티형’과 ‘레저형’으로 나눌 수 있다. 시티형 타운하우스는 기본적으로 자연친화형으로 조성한다.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어 다양한 편의시설과 쇼핑ㆍ문화ㆍ의료 등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양평, 분당, 용인, 일산, 김포 등 수도권의 타운하우스가 주로 시티형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부산ㆍ제주 등 관광지나 레저시설 인근에 있는 레저형 타운하우스다. 이는 힐링을 위한 세컨드 하우스나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처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따져봐야 할 것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에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추가로 내야 할 보유세와 양도세 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공실기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임대수익이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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