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로랑생 展

▲ ❶ 세명의 젊은 여인들, 캔버스에 유채, 1953 ❷ 키스, 캔버스에 유채, 1927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의 주인공 마리 로랑생(1883~1956년). 프랑스 대표 여성 화가인 그는 황홀한 색채로 파리의 여성들을 화폭에 담아냈다. 여성 화가가 드물던 100여년 전 유럽 화단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마르크 샤갈과 더불어 색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화가로 꼽힌다.
 
마리 로랑생은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르주 브라크에게 재능을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파블로 피카소의 작업실 ‘세탁선’을 드나들며 전세계 젊은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피카소, 앙리 루소, 조지스 블라크 등 야수파와 큐비즘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어울리고 영향을 받으면서도 이들과 전혀 다른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을 바라봤던 서양미술사의 흐름에서 여성의 눈으로 그들을 응시해 포착한 마리 로랑생의 위상은 적지 않다. ‘입체파의 소녀’ ‘몽마르트의 뮤즈’로 불렸던 마리 로랑생은 피카소의 소개로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열애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겪었던 세계1ㆍ2차대전 등의 삶의 풍랑은 그의 작품 세계에서 깊은 영향을 미쳤다.
 
▲ ❸ 샤를 델마스 부인의 초상, 캔버스에 유채, 1938 ❹ 자화상, 목판에 유채, 1905 ❺ 파블로 피카소, 캔버스에 유채, 1908
이번 전시는 마리 로랑생의 20대 무명시절부터 죽기 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삶의 궤적을 쫓아간다. 1부 ‘청춘시대’에서는 파리의 아카데미 앙베르에 다니던 시절 그렸던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 등이 전시된다. 2부 ‘열애시대’는 입체파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뚜렷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이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3부 ‘망명시대’는 아폴리네르와 이별 후 독일 남작과의 결혼, 1차세계대전과 스페인 망명 시기를 다룬다. 작가가 느낀 고통과 비애, 외로움 등이 자신만의 색깔로 강하게 드러난다.
 
4부 ‘열정의 시대’는 이혼 후 파리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알린 시기의 유화 작품이 전시된다. 5부 ‘콜라보레이션’에서는 북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할 당시의 수채화, 일러스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3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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