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빛과 그림자

인구 1억 베트남 소비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전체 인구 중 30대 비중이 49%에 달해 주요 소비층이 젊은 데다 매년 6%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국내 유통업체가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하는 이유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베트남이 아직 ‘미지의 땅’인 점은 가장 큰 문제다. 
▲ 국내 유통업체들이 미지의 땅 베트남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스트 차이나’를 찾는 국내 유통기업의 발길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베트남 현지 식품회사 3곳(민닷푸드ㆍ킴앤킴ㆍ까우제)을 인수한 데 이어 700억원을 들여 식품통합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베트남을 K-푸드 문화를 알리는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 포석을 깔고 있는 셈이다.
 
GS리테일도 2017년 7월 베트남 손킴그롭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호찌민시에 GS25 1호점을 열었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베트남행을 택하는 건 베트남 내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70%가량을 차지한다. 30대 인구의 비중은 49%로, 신흥국 중 인도(56%), 인도네시아(53%) 다음으로 높다. 
 
‘젊은 나라’ 베트남은 구매력도 갖추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베트남의 중산층 비율은 전체의 14%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4%(하나투자증권 전망치)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이 미국 컨설팅 업체 AT카니가 꼽은 2017년 세계 유망 소매시장 6위로 꼽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베트남 편의점 시장이 매년 70%이상 고성장하고 있다”면서 “젊은층 인구 비중이 높아 편의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건 유통업체뿐만이 아니다. 주류업체도 베트남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6년 베트남에 진출한 하이트진로는 2017년 브랜드 전문매장을 하노이에 오픈했다. 한국의 주류문화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공간으로 2020년까지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매출액은 2016년 252만 달러에서 지난해 500만 달러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루오션에 몰리는 기업들 
 
무학그룹도 지난해 6월 현지 주류회사인 빅토리사를 인수했다. 빅토리사는 보드카, 와인 등을 생산ㆍ유통하는 업체로, 국내 주류기업이 해외 주류공장을 인수한 건 무학이 처음이다. 무학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이 대박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베트남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지역간 경제개발 수준 차이가 크다는 점도 베트남 시장의 단점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격변화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다”면서 “구매력이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호찌민과 하노이로 시장이 양분되는데, 지역별 소비자 성향과 구매력 차이가 커서 국내 기업들이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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