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 ❶ 걸어가는 사람, 1960, 석고, 188.5×29.1×111.2㎝ ❷ 자켓을 입은 남자, 1953, 청동, 50×28.6×22.5㎝ ❸ 서있는 아네트, 1954년경, 청동, 47.5×10.5×19.5㎝
20세기 현대미술에서 ‘예술가 중의 예술가’로 찬사받는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그는 보이지 않는 세계, 인간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조각으로 표현한 위대한 예술가로서 그가 남긴 작품은 모더니즘 정신의 정수를 대표하는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전후 현대미술과 철학에 커다란 영향을 준 자코메티는 과거 수세기 동안 ‘보이는 세계’를 표현해 온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훌쩍 넘어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생각을 자신만의 기법으로 만들어냈다. 자코메티는 인간의 근원적 존재에 대해 탐구하는 탐색자로서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펼쳤다.
 
일반적인 조각은 붙여 나가면서 형태를 만들어 이미지를 달성하는 데 반해 그는 완성된 형태에서 시작하여 하나하나 떼어나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런 남다른 방식은 세상과 사물에 대한 작가만의 특별한 관점을 보여 준다.
 
자코메티의 명성은 1920년 이후로 형성됐고, 1960년대에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립해 예술가로서의 최고 시기를 보냈다. 아내 아네트, 동생 디에고와 새로운 인물들은 그를 위해 모델이 돼 주었고, 그들의 얼굴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근원적 존재에 대한 물음과 답을 이야기한다.
 
▲ ❹ 바뱅가의 술집 셰자드리엥 III, 1961년경, 석판화, 42.5×32.5㎝ ❺ 자크뒤팽, 1965년경, 캔버스 위 유화, 69.5×58㎝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시절부터 말기까지의 작품 120여점 이상을 조명한다. 고향 스위스 스 탐파에 있는 그의 아버지 작업실에서 시작해 프랑스 파리에서 보낸 마지막 기간(1960~1965년) 자코메티의 예술적 성취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특히 작가가 죽기 직전 작업한 마지막 작품인 ‘로타르 좌상’과 그의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의 원본 석고상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타르 좌상’은 작가가 평생을 통해 깨달은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이 녹아 있다. ‘걸어가는 사람’은 자코메티 청동 작품 중 가장 매력 있고 상징적인 대표작이며, 당시 경매된 작품 중 가장 비싼 경매가를 기록하였다. 인간 존재의 의미와 연민, 비장한 존엄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이 두 작품은 20세기 최고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4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조각 작품 외에 인물 드로잉, 페인팅, 사진, 원고 등도 함께 선보여 자코메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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