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판교는 어디에…

부동산 시장은 지금 ‘포스트 판교 찾기’가 한창이다. 자족기능, 서울접근성, 개발호재 등 판교에 버금갈 만한 인기요소를 갖췄는데도 몸값이 뛰지 않은 신도시를 찾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포스트 판교’는 어디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포스트 판교’로 꼽히는 수도권 신도시 4곳을 살펴봤다.

▲ 개발호재에 교통호재까지 더한 판교신도시의 몸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사진=뉴시스]

1990년대 수도권에 조성된 1기 신도시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2000년대 들어선 2기 신도시 판교, 화성, 청라, 김포…. 수도권에 조성된 수많은 신도시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은 단연 판교신도시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서울에 몰린 인구를 분산하겠다는 목적에만 치우쳐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1기 신도시들과 달리 자족기능이 더해졌다. 다른 2기 신도시들보다는 서울로의 접근성이 뛰어나고 각종 개발호재가 풍부하다.

정부가 제2의 테크노밸리, 경기도가 제3의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판교역 중심상업지구인 알파돔시티에 2조2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교통 호재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경부~용인서울고속도로가 연결될 예정이고, 월곶부터 광명, 안양, 의왕, 판교를 잇는 월판선 서판교역이 2019년 착공된다. 2021년엔 삼성, 수서, 판교, 용인, 동탄을 연결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노선이 개통된다. 추가 상권ㆍ교통망 확보로 상주인구 유입이 확대될 거란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문제는 치솟을 대로 치솟은 집값이다. 가령, 삼평동 봇들마을 8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약 25평) 아파트가 2017년 9월 10억8000만원에서 3개월만인 12월 11억5000만~1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근단지인 백현동 백현마을 5단지도 같은 평형대 아파트 가격이 약 11억원에 육박했다.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이만큼 솟아오른 가격에 뛰어들 만큼 여력이 충분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선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포스트 판교’ 찾기에 여념이 없다. 자족기능과 서울접근성, 개발호재 등 요소를 고루 갖췄음에도 아직 주목을 덜 받은 신도시들이 수요자ㆍ투자자들의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제2의 판교를 내세우는 수많은 지역 중에서 어떤 곳을 눈여겨봐야 할까.

먼저 눈여겨봐야 할 곳은 성남 고등지구다. 고등지구는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과 시흥동 일대에 조성되는 56만9000㎡(약 17만2000평) 규모의 공공택지지구로 2017년 5월 첫 분양을 시작했다. 행복주택을 포함해 주택 공급 물량이 4092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소규모 택지지구지만 ‘미니 판교신도시’라고 불릴 만큼 입지가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판교신도시와의 거리가 2㎞(직선거리)에 불과해 판교 업무지구로 출퇴근하기가 편하고, 서울과의 거리는 되레 판교보다 가깝다. 용인~서울 고속도로, 분당내곡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하면 강남까지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또하나의 인기비결이다.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건 취약점이다. 가장 가까운 전철노선이 신분당선 판교역인데, 이를 이용하려면 버스로 20분가량을 이동해야 한다. 가구수가 적어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경기 북부권에선 고양 삼송신도시와 남양주 별내신도시가 포스트 판교로 떠오르고 있다. 두 지역은 2000년대 초ㆍ중반 대규모 택지지구로 지정됐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교통ㆍ생활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쾌적한 자연환경 갖췄지만…

삼송신도시는 최근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뗐다. 신세계의 초대형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와 대규모 가구매장 ‘이케아’가 개장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여기에 2022년 GTX가 개통되면 서울로의 접근이 수월해진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린벨트에 둘러싸여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한 것이 특징인 별내신도시도 교통 호재를 맞으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첫째 교통 호재는 2017년 6월 개통한 구리~포천간 고속도로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둘째 교통 호재는 각각 2019년, 2022년 연장 개통을 앞두고 있는 지하철 4ㆍ8호선이다.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면 강남권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구나 추진 중인 GTX-B노선 별내역이 확정되면 별내신도시는 경춘선ㆍ8호선ㆍGTX 3개 노선이 한번에 지나는 남양주 유일의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수 있다.

 

수도권 마지막 대규모 택지지구인 남양주 다산신도시도 눈길을 끄는 지역이다. 진건지구와 지금지구를 합쳐 조성된 다산신도시는 475만㎡(약 143만7000평) 규모로, 3만2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다산신도시는 앞으로는 왕숙천ㆍ홍릉천, 뒤로는 황금산ㆍ문재산에 둘러싸여 배산임수 지형을 갖췄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고 있다. 여기에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점까지 더해져 분양시장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투자용도라면 2017~2018년 입주물량이 8000여가구에 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이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라면 아직 교통망과 상업시설이 충분히 구축돼있지 않아 입주 초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주변 도시인 구리시와 하남시보다는 집값이 저렴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기 매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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