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 지피는 교통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교통 인프라다. 접근성이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천차만별로 변한다. 역세권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새로 개통될 지하철 연장선과 GTX, KTX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숱한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부동산에 불을 지피는 교통 호재를 살펴봤다.

▲ KTX노선이 개통되면서 낙후지역이었던 청량리 인근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사진=뉴시스]

2017년 부동산 시장은 무척 혼란스러웠다. 6ㆍ19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8ㆍ2 대책, 9ㆍ5 후속조치, 10ㆍ24 가계부채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쏟아졌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식히겠다는 계획에서였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예측불허였고, 뭉칫돈은 갈 길을 잃었다.

이런 흐름은 2018년에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2017년 예고했던 규제들이 2018년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한층 더 위축될 거란 얘기다. 2018년 새해가 밝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일 전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수요가 몰리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어떤 곳일까. 바로 대형 교통호재가 몰리는 지역이다. 특히 지하철 5ㆍ7ㆍ8호선 연장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ㆍBㆍC노선, KTX의 개통이 예정된 지역은 숱한 악재에도 흥행을 보증할 카드로 꼽힌다. 지역간 접근성이 개선돼 인구 유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새로운 역세권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하철 연장 공사로 호재를 받는 곳을 살펴보자. 방화에서 마천ㆍ상일동을 잇는 5호선은 연장 공사가 한창이다. 경기 하남 미사지구와 풍산지구를 관통해 검단산까지 이어지는 연장선이다. 2018년 하반기 상일동에서 풍산지구까지 이어지는 강일역ㆍ미사역ㆍ풍산역이 신설된다.

최종 종착지인 검단산을 잇는 덕풍역ㆍ하남시청역ㆍ검단산역은 2020년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교통이 불편했던 하남시에 지하철 연장 소식이 전해지자 수요가 몰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남연장선 착공을 시작한 2015년 전용면적 3.3㎡(약 1평)당 1136만원이었던 집값이 2017년 1543만원으로 35.8%가 올랐다. 연장선이 개통되면 출퇴근이 수월해져 수요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

7호선 연장사업은 2017년 말 예비타당성을 통과했다. 7호선 연장선은 남쪽으로는 인천 청라국제도시, 북쪽으로는 양주신도시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청라지구는 인근 수익형 건물과 상가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중심 투자과열 지역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북쪽 연장구간에 걸쳐 있는 의정부 민락지구와 양주 옥정지구는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7호선 연장선의 종점이 될 양주 옥정지구에서 강남까지는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교통호재로 이동시간 크게 단축


8호선 연장사업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건 남양주다. 경기 성남에서 서울 강동을 잇던 노선이 중앙선 구리역과 농수산물 도매시장(구리), 다산신도시를 거쳐 경춘선 별내역까지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 구간을 일컫는 통칭 별내선이 개통되면 남양주 별내에서 성남 모란까지 한번에 갈 수 있다. 남양주ㆍ구리 지역에서 잠실까지는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2ㆍ3ㆍ5ㆍ분당선으로의 환승이 수월해진다는 것도 또다른 이점이다.

별내선의 영향을 받는 곳도 규모가 상당하다. 별내지구를 비롯한 4개 택지지구의 18만명가량의 입주민, 인근 개발지역의 약 55만명의 입주민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지역의 분양 열기가 무척 뜨거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별내선 다산역 바로 앞에 들어설 예정인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는 2017년 9월 청약을 받은 결과, 경쟁률이 평균 6.8대 1에 달했다. 모두 ‘완판’되는 데는 한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해 11월 분양한 ‘별내역 아이파크 스위트’도 평균 청약경쟁률 8.7대 1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완판됐다.

2025년 GTX의 모든 노선(AㆍBㆍC)이 개통되면 수도권 전역을 1시간 이내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GTX역이 개통되는 곳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GTX역이 조성되는 지역이 한두곳이 아니다. 수많은 지역 중에서도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이 따로 있을 거란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 도심권까지 20분대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의 신규 분양단지를 주목하는 것을 추천한다.

A노선에선 일산과 동탄이 그런 지역이다. GTX-A노선이 개통되면 일산에서 서울역, 삼성까지 각각 13분, 1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동탄에서 삼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9분이다. B노선에서는 송도가 가장 큰 호재를 맞았다. 현재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가려면 87분가량이 걸리지만 GTX-B노선을 이용하면 27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특히 송도는 인천발 고속철도도 개통을 앞두고 있어 2중 호재가 예상된다. C노선 개통예정지역 중에선 금정, 창동, 의정부 등이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BㆍC노선은 2018년 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KTX효과도 상당하다. 청량리가 대표적이다. 2017년 12월 22일 서울과 강릉을 잇는 KTX노선이 청량리역에 개통되자, 서울의 대표 낙후 지역인 청량리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청량리 역세권 인근에 있는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의 경우 전용면적 85㎡(약 26평) 아파트의 평균매매가격이 2017년 7월 6억6000만원에서 11월 7억3250만원으로 11%가 올랐다.

이미 호재가 가격에 반영됐을 수 있어

청량리동 전체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2016년 10월 이후 1년만에 9.4% 상승했다(한국감정원 통계). 서울에서의 소요시간이 2시간 이내로 줄어든 강원도 동해안도 큰 수혜를 입었다. 2017년 3분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의 토지거래량은 전국 평균의 2.6배에 달했다. 분양권 전매량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호재가 이미 부동산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투자 시점이 늦어진다면 가격 상승세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부동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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