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의 짙은 그림자

▲ 직장인들이 회사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육아휴직을 쓰는 직장인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9년 3만5400명이었던 육아휴직자는 2017년 상반기 4만4860명을 기록했다. 남성 육아휴직자도 같은 기간 5101명을 기록, 전체의 11.3%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주변에는 육아휴직을 냈다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전체 근로자 대비 육아휴직자 비중이 매우 작기 때문이다. 2017년 육아휴직자를 10만명으로 잡아도 20~30대 경제활동인구(936만1000명ㆍ2017년 12월 기준) 중 1%에 불과하다.

직장인들이 육아휴직을 주저하는 건 육아휴직에 관대하지 않은 직장문화 탓이 크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이유로 ‘회사에서 눈치를 줘서(57.1%ㆍ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퇴사 권유(44.7%)’ ‘연봉 동결ㆍ삭감(28.5%)’ 등 육아휴직 이후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경험한 직장인도 있었다.

부족한 육아휴직 급여도 문제다. 2016년 1인당 육아휴직 급여액은 69만6000원으로 임금근로자의 평균임금(239만8000원)의 29%에 그쳤다. 최고 한도액을 지원하는 기업도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41.7%, 중소기업은 23.1%만이 육아휴직 급여로 100만원을 지급했다.

정부에선 2019년 임금 대비 육아휴직 급여율을 기존 40%에서 50%로 올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육아휴직 급여를 지탱하는 고용보험기금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고용보험기금이 2조6000억원의 적자가 날 거라고 분석했다.

육아의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녀 계획을 세울 리는 만무하다. 출산율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인 이유다. 2017년 출산율은 1.07%로 2008년(1.19%) 대비 0.12%포인트 떨어졌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