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특약 | 通通 테크라이프 ⓬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많은 미디어가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알쏭달쏭하다.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차를 도로에서 본 적은 없어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이 실생활로 옮겨진 사례는 꽤 많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IBM이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의 만남을 분석했다.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 많은 사람들이 이 두 단어를 연결해 ‘무인차’를 떠올린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신통한 기술이다.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도 없고, 자동차 사고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산업적으로 격변이 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무인차는 아직 물음표가 달린 시나리오다. 법률과 관행이 무인차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어서다. 두 단어의 접점, 무인차 말고는 없을까. 아니다. BMW와 벤츠는 예상 밖의 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만나고 있었다.

■리콜 줄이는 스마트팩토리 = 리콜은 자동차 회사엔 큰 리스크다. 제품 결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서다. 리콜에 따른 비용도 문제지만, 기업 신뢰도 하락에 따른 추가 손실이 더 뼈아프다. ‘리콜 기업’이란 낙인이 찍히면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리콜 사안인데도 대처를 잘못해 파산 위기까지 몰린 미쓰비시가 대표적 사례다. 이 때문에 모든 자동차 기업은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막기 위해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인다.

 

이런 점에서 리콜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자동차 리콜대수는 197만5649대.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고치다. 리콜 대상 차종도 826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이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친환경ㆍ고연비 자동차 개발로 자동차 구조가 복잡해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자부품이 늘면서 더 강력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해진 자동차를 탈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제작과정이 복잡해졌다. 개발과정에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모든 문제를 검증할 시간을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신차 개발기간이 짧아지는 요즘 추세에서는 더욱 그렇다. 자동차가 할 일이 많아졌다는 건데, 할 일이 많으면 구멍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리콜을 방지할 방법은 없을까.” 글로벌 자동차 기업 BMW는 결함을 예방하고 사전에 리콜을 방지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IBM의 ‘예비 정비 솔루션’이다.

리콜 역대 최다 기록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 공장은 ‘자동화’가 이뤄져 있다. 문제는 각각의 공정별로만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앞뒤 공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IBM의 솔루션을 도입한 BMW 공장은 다르다. 우선 공장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카메라를 붙인다. 이 센서와 카메라들이 현장의 크고 작은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설비와 장치는 무선통신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다.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만든다. 각각의 설비에만 있던 정보를 모아서 보게 되니 특정한 생산 패턴이 읽히기 시작했다.

물론 데이터가 쌓인다고 리콜을 방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는지가 중요하다. BMW는 이때 IBM 애널리틱스를 활용했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 ‘결함’을 예측하는 게 애널리틱스의 임무였다. 이 기술은 어떤 기계나 설비에 이상 징후를 보이는지 파악했다. 동시에 어느 시점에서 불량품이 다음 공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할지 등도 판단해 전체 공정을 제어했다. 이렇게 IBM의 IoT와 애널리틱스는 생산 과정 내의 500개가 넘는 변수의 관계를 이해했다. 리콜을 줄이기 위한 BMW의 판단이 적중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똑똑한 매뉴얼을 만드는 방법 = 새 차 구입 후 꼼꼼하게 차 매뉴얼을 읽고 운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두꺼운 책자로 된 차 매뉴얼은 필요한 자료를 찾기도 어렵고 읽어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직접 버튼을 눌러보거나 자동차 고객센터에 문의한다. 하지만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일일이 전화를 하는 건 운전자 입장에서 귀찮은 일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로 유명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회사 다임러AG는 이를 간파했다. IBM과의 협업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에스크 메르세데스’ 개발로 이어졌다.

 

에스크 메르세데스는 챗봇이다. 자연어를 이해하고 사람처럼 대화하며 고객을 응대하는 인공지능(AI) 왓슨 컨버세이션 응용앱인터페이스(API)를 활용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 앱은 벤츠 전문가나 다름없다. 차량의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능과 제어 등 일반적인 질문을 소화하는 건 기본이다. “벤츠에서 새로 나오는 전기차 모델의 설계는 어떤가요?” “어떻게 하면 더 경제적으로 운전할 수 있나요?” 등과 같은 복잡한 질문에도 똑똑하게 답변한다. 

대답에는 텍스트와 음성만 동원되는 게 아니다. 그래픽이나 그림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트를 활용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차량 내부를 비추면 각각의 부품과 기능을 설명하기도 한다. 다임러AG는 앞으로 이 앱을 자동차 내에 설치할 예정이다. 브리타 제거 다임러 영업부 총괄은 “우리는 차량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맞춤형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에스크 메르세데스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떠들썩한 4차 산업혁명, 이를 대비하는 방법은 이처럼 무궁무진하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 blog.naver.com/ibm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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