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탈중앙 거래방식

소비자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는 사이, 기업들은 블록체인 개발에 열심이다.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중앙화된 거래 방식을 바꿔놓을 기술로 평가 받고 있어서다. 금융은 물론 유통, 보안, 예술분야까지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한다며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들이 암호화폐보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블록체인의 해외 사례를 살펴봤다.

▲ 블록체인은 범용성이 뛰어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블록체인을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트그룹에 따르면 2014년 기준 320억원이었던 블록체인 투자 규모는 2017년 2243억원으로 7배나 커졌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세계 각처의 스타트업까지 블록체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탈脫중앙 거래방식’에 있다. 블록체인에선 모든 사용자가 모든 거래기록을 갖고 있다. 누군가 거래를 할 때마다 모두가 그것을 기록한다. 그 때문에 거래를 증명해줄 은행과 중앙 서버가 필요 없다. 참여자 모두가 거래사실을 알고 있어서다.

캐나다의 쇼핑몰 오픈바자(Openbazaar)에선 그런 거래가 가능하다. 이 쇼핑몰은 아마존처럼 거래를 중개하지 않는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는 공간만 제공한다. 중개인이 없으니 중개수수료가 없다. 이체·카드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물건값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구매자는 복잡한 회원가입이나 결제절차 없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오픈바자는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5년 4월 베타 버전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400만 달러(약 42억7960만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금융업계도 블록체인의 탈중앙 거래방식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6년 10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인 비자(VISA)는 은행간 송금 시스템 ‘비자 B2B 커넥트’를 고안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최소 2~3일이 걸렸던 송금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중개은행의 개입 없이 은행끼리 직접 거래할 수 있어서다.

거래 위조의 위험성도 줄일 수 있다. 앞서 말한 탈중앙 거래방식 때문이다. 위조를 하려면 모든 은행의 거래기록을 전부 바꿔야 한다. 일정 시간 내에 기록을 모두 위조하지 못하면 나머지 은행 기록에 의해 금세 복구된다. 사실상 위조가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다.

블록체인을 산업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품질감정업체 에버렛저(Eveledger)의 블록체인에는 원석의 채굴 시점과 장소, 크기, 연마한 회사 등 다이아몬드의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이 든든한 감정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에버렛저의 블록체인에는 2017년 9월 기준으로 약 160만개의 다이아몬드 정보가 등록돼 있다.

그렇다고 블록체인이 만능열쇠라는 건 아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블록체인에 쓰이는 현실의 데이터가 조작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블록체인을 도입했을 때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상용화를 앞에 두고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변화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규칙을 적용하면 언제 또 한계를 뛰어넘을지 모른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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