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서비스의 불편한 진실

이통3사가 일제히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줄였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발생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지난해 이통3사의 실적은 되레 증가했기 때문이다. 툭하면 엄살 피우면서 고객 서비스에 ‘칼질’하는 게 이통3사의 습관이 된 건 아닐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멤버십 서비스의 불편한 진실을 취재했다.

이통3사가 새해를 맞아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줄줄이 줄였다. KT는 매월 1만원씩 제공하던 현대H몰 쿠폰서비스를 7% 할인 서비스로 바꿨다. SK텔레콤은 패밀리레스토랑의 할인폭을 기존 15%(일반·실버 기준)에서 5%로 줄였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면서 그 이유를 꼬집었다. 

이 해명은 변명에 불과하다. 이통3사의 실적은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지난해 매출은 52조6520억원으로 전년(51조2865억) 대비 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9% 늘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선택약정할인의 할인율 상승으로 고가 요금제를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었다”면서 “고가 요금제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절감돼 이통3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의 해명이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수천억원 규모의 포인트가 남아돌고 있다는 점이다. 할인폭이 낮고 가맹점이 적은 탓에 제대로 소진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소비자원(2017년)에 따르면 이용자들의 멤버십 포인트(평균 8만1452점) 중 실제로 소진된 포인트 비중은 40.7%(3만3155점)에 그쳤다. 업계는 매년 사라지는 포인트가 총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멤버십 포인트를 통신요금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포인트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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