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워라밸

▲ 한국 직장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워라밸.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한다. 최근 워라밸을 선호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2017년 11월 통계청은 일과 가정생활 중 ‘일이 우선’이라는 응답이 2015년(53.7%)보다 10.6%포인트 줄어든 43.2%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워라밸의 최대 숙제는 ‘돈’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연봉이 낮아도 일과 삶의 균형이 잡힌 직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75.5%에 달했다. 최근 들어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다. 법정근로시간을 주 35시간(기존 40시간)으로 줄인 신세계의 정책이 화제를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워라밸을 누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올 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자사의 워라밸 수준’을 묻는 질문에 ‘좋은 편’이라는 응답은 25.7%에 그쳤다. 직장인들은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이유가 일의 양이 많고(60.6%ㆍ복수응답), 정시퇴근을 반기지 않는 회사 분위기(46.9%)에 있다고 응답했다(트렌드모니터 기준).

이들은 퇴근 이후에도 회사에 시달린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직장인의 74%는 ‘퇴근 후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사의 압력에 못 이겨 2차ㆍ3차 회식까지 남거나 주말에 반 강제로 등산을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근무시간을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의 워라밸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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