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주 상승세에 숨은 덫

코스닥 1000포인트 시대가 가까워졌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코스닥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 가장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제약ㆍ바이오주다. 셀트리온 삼형제를 필두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쏠림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확실한 실적을 보고 투자하는 게 좋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코스닥 투자포인트를 짚었다.

▲ 코스닥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제약ㆍ바이오 종목에 몰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치ㆍ사회ㆍ경제 어떤 분야든 쏠림현상이 있으면 그 뒤에는 부작용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특히 주식시장은 이를 잘 보여준다. 2000년 전후의 닷컴버블, 2007년 소재ㆍ산업재 강세, 2011년 자동차ㆍ화학ㆍ정유 강세 등의 쏠림장세는 높은 지점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최근 코스닥 시장엔 쏠림현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자금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들면서다. KOSDAQ150 지수를 벤치마킹하는 은행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자금과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시중에 고인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로 한풀 꺾인 암호화폐 투자열풍도 주식시장 강세를 거들고 있다. 신용융자 금액이 사상 최고치인 11조원을 기록했다는 점도 부정적인 시그널이다. 빚을 내면서까지 주식시장에 돈을 붓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라서다.

문제는 이렇게 흘러들어온 자금이 제약ㆍ바이오주에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셀트리온 삼형제를 비롯한 몇몇 제약ㆍ바이오 업체의 주가가 단기간 눈에 띄게 급등했다. 실적은 미미하지만 미래 가치가 높은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종목들 중에 제약ㆍ바이오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종목에 잘못 투자했다간 거품이 빠지면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코스피와 코스닥의 누적 수익률 격차가 닷컴버블 이후 최대일 정도로 코스닥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중 대다수는 제약ㆍ바이오 업종에 쏠려있다.

이런 점에서 회사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적정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산출해 투자하는 ‘가치투자’가 나을 수 있다. 이런 종목의 수익률은 제약ㆍ바이오주에 가려 철저히 소외될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상승, 달러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을 감안하면 산업재를 비롯한 가치주들이 제약ㆍ바이오 쏠림현상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이 다가왔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부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 시장을 주목하는 기관ㆍ외국인투자자가 늘면서 실적이 튼튼한 기업들이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아울러 각 산업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순환매(특정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 때 관련 종목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것) 장세를 대비하는 것도 또하나의 투자법이다.
이종현 케이프투자증권 과장 rangers79@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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