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생활권이 뜨는 이유들

교통호재는 집값을 끌어올리는 가장 큰 이슈였다. 최근 추세는 다르다.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는 곳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거주자들의 만족도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원스톱 생활권인 데다 미래가치도 검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세권 또는 몰세권에 투자할 땐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권역은 ‘세번 오를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백세권과 몰세권 투자법을 살펴봤다.

▲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들은 지역 인식도 바꿔놓을 수 있는 힘을 가졌다.[사진=뉴시스]

트리플 악재(부동산 규제ㆍ공급과잉ㆍ금리인상)가 부동산 시장을 덮쳤다. 투자 심리는 한풀 꺾인 반면, 내집 마련의 기회로 삼아야 할지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은 늘고 있다. 이럴 때 어느 지역을 선택해야 할지는 더욱 어렵다. 무턱대고 결정할 수도 없는 데다 갖가지 악재로 권역별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봐야 할 곳이 ‘원스톱(One Stop) 생활권’이다. 원스톱 생활권은 한 지역에서 쇼핑과 외식, 문화생활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곳을 말한다. 백화점이 인근에 있는 ‘백세권’, 대형쇼핑몰이 들어서있는 ‘몰세권’ 등이 대표적인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로부터도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 대형쇼핑몰이 들어선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집값의 차이가 컸다. KB부동산 시세자료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서울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에서 약 200m 떨어져있는 신도림4차 e편한세상(2003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약 25평)의 평균매매가격은 7억6750만원이었다.

반면 백화점에서 500m 이상 거리가 있는 신도림5차 e편한세상(2003년 9월 입주)은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6억3000만원이었다. 같은 지역임에도 1억3000만원가량의 차이를 보인 셈인데, 그만큼 백화점에 가까운 곳에 수요가 몰렸다는 얘기다.

몰세권도 마찬가지다. 고양시 삼송지구의 삼송2차 아이파크는 2013년 분양 당시 84㎡ 규모 아파트의 가격이 3억9000만원대였지만 스타필드 고양점이 입점한 2017년 8월 24일 이후 집값이 껑충 뛰었다(2017년 10월 기준 6억3500만원). 인근의 동산마을 22단지 호반베르디움도 2015년 4억원대에서 2017년 10월 5억9800만원까지 치솟았다.

계획 단계부터 프리미엄을 받는 곳들도 적지 않다. 2017년 3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비스타는 229가구를 모집하는 데 4017명이 몰리면서 1순위에서 모든 주택 청약이 마감됐다. 이 단지 주변엔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롯데마트, 롯데시네마가 조성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런 원스톱 생활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백화점이 있으면 모든 인프라를 다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백세권 입지를 갖춘 아파트는 주거만족도가 매우 높다. 최근엔 백화점, 대형쇼핑몰이 단순히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ㆍ여가ㆍ운동ㆍ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미래가치가 검증된 곳이라는 점도 또하나의 인기비결이다.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은 입점하기 전에 유동인구, 개발호재 등 해당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뒤집어 말하면, 백화점, 대형쇼핑몰이 들어선 지역은 미래가치가 충분히 높다는 방증인 셈이다.

이런 숱한 장점 때문인지 대형쇼핑몰의 입점 소식은 해당 지역의 고정관념을 바꿔놓기도 한다. 스타필드 하남점이 문을 열면서 일대의 분위기가 바뀐 경기 하남시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하남시는 교통 인프라가 열악하고 다소 외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해 수요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9월 스타필드 입점 이후 유입되는 인구가 늘면서 친숙함과 익숙함이 더해졌다. 실제로 2013년 3.3㎡(약 1평)당 평균 989만원이었던 하남시 아파트가격은 현재 1607만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스타필드와 가장 인접한 유니온시티 에일린의뜰은 2015년 5월 분양가 4억3200만원이었던 84㎡ 규모의 아파트가 최근 6억원에 거래됐다.

교통호재에도 꿈쩍 않는 집값을 쇼핑몰이 끌어올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04년 경기 광명시엔 KTX 광명역이 개통했지만 주택가격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집값이 본격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건 2012년이다.

교통호재보단 백세권ㆍ몰세권

2012년 창고형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입점한데 이어 2014년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의 국내 1호점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문을 열었다. 그러자 2014년 10월 4억4000만원대(84㎡ 규모)에 분양했던 광명역 파크자이는 현재 5억7000만원대로 뛰었다. 이케아 개점과 맞물려 분양했던 광명역 푸르지오도 현재 1억원 이상 시세가 올랐다. 그동안 교통호재가 집값 상승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쳐왔지만 이제는 백세권ㆍ몰세권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백세권ㆍ몰세권 투자에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통상적으로 백세권ㆍ몰세권의 가격은 크게 3번 오른다. ▲처음 쇼핑몰 개발이 가시화했을 때 ▲공사를 시작했을 때 ▲개장을 앞뒀을 때다.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개발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개발 계획이 알려지고 나면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게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아울러 개발 초기에는 기반시설 구축 정도가 열악하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외부에서 인구를 유입시킬 교통 인프라가 개선될 여지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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