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로 본 아이폰 위기

▲ '애플 프리미엄'으로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던 중고 아이폰의 가격이 최근 급격하게 떨어졌다.[사진=뉴시스]

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아이폰. 새 아이폰이 출시될 때마다 애플 매장 앞에는 며칠 밤을 새워 기다리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이폰의 가격이 만만치 않음에도 그랬다. 가령, 지난해 11월 출시한 아이폰Χ 64GB의 가격은 142만원이다. 경쟁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64GB(109만4500원)보다 32만5500원이 더 비싸다.

이런 아이폰은 중고시장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고폰 시세사이트 세티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아이폰7 플러스(이하 128GB 기준)의 중고 가격은 80만8000원이었다. 출시된 지 10개월이 지났음에도 판매가(109만원)의 70~75% 가격대를 유지한 셈이다.

그랬던 아이폰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 1월 31일 아이폰7 플러스의 중고가는 57만5000원으로 판매가의 52.8%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갤럭시S8 플러스의 중고가격이 57만2000원(2017년 12월 17일)에서 64만7000(2018년 1월 31일)으로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는 ‘안면인식 실패’ ‘의도적 성능 저하’ ‘집단 소송’ 등의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애플의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겪은 악재가 상품 관련 이슈에 민감한 중고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신제품의 성적표가 돋보이는 것도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 비율에서 아이폰8과 아이폰Χ은 순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상대적으로 늦은 출시일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이다. 아이폰의 충성도에 금이 갔다는 방증이다. 아이폰의 위기는 지금부터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