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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락은 인체의 가장 중요한 도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날씨든 환경이든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 한곳에 부하가 걸리면 정체되고 막히게 마련이다. 좁은 도로에 갑자기 많은 차량이 몰려드는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한의학에서는 경락經絡을 인체의 가장 중요한 도로로 여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전신에 두루 분포된 경락은 인체의 기氣와 혈血, 그리고 진액津液이 운행하는 통로다. 한의학은 이 통로가 막히거나 정체되기 때문에 병이 생긴다고 본다. 전국시대 편작 진월인이 지은 의서 「난경難經」은 이를 쉽게 풀이하고 있다. “경맥經脈은 혈기를 돌게 하고 음양을 통하게 해서 몸을 번성시킨다.”

경락에는 경맥과 낙맥絡脈이 있다. 경맥은 경락의 본류이며, 낙맥은 지류라고 보면 된다. 밖에 있는 나쁜 기운(外邪)이 우리 몸을 침범할 때 면역 체계가 방어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 외사가 겉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경로도 바로 경락이다.

외사가 인체로 침범하는 순서는 피부→손맥孫脈→낙맥→경맥→장위腸胃→오장五臟이다. 손만 깨끗하게 씻어도 감기를 상당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피부 단계에 머무는 외사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부臟腑에서 발생한 병은 경락을 통해 인체의 다른 부분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컨대 간에 열이 차면 경락을 통해 눈까지 영향을 미쳐 출혈이 생긴다. 심장에 열이 차면 소장에 열을 옮긴다. 신장이 허虛하면 수기水氣가 심장과 폐로 침범한다.

한방에서 중요한 치료법으로 삼고 있는 침구鍼灸(침과 뜸)는 경혈을 통해 인체의 막힌 부분을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신체에 흐르는 기를 조정함으로써 신체가 본래 가지고 있는 회복력을 높이고, 아픈 신체를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침구는 또한 근육이나 신경, 내장 기능을 모두 포함해 몸 전체의 피로 회복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경락이라고 불리는 에너지의 흐름은 몸 전체의 활동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생명통제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질병과 이에 수반되는 불쾌한 증상은 그 에너지 균형이 무너졌을 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경락의 흐름을 잘 조정하면 생명력이 강화되고 신체가 자정 능력을 되살려 회복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경락치료에서는 그때그때 변화하는 신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손목의 맥과 복부의 상태를 중시한다. 치료 중에도 맥과 복부의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상황에 가장 적합한 혈자리를 찾아내 치료한다.

경락치료에서 보통 사용하는 침은 머리카락 굵기의 멸균된 1회용 제품이다. 통증이 거의 없으며 위생 면에서도 안심해도 된다. 경우에 따라 굵고 긴 침을 사용해 치료하는 수도 있다. 뜸은 쑥의 잎으로 만든 약쑥에 불을 붙여 시술한다. 화상이나 뜸 뜬 자국이 남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민철 튼튼마디한의원 목동점 원정 kmc@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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