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오리 백작

▲ 오페라 ‘오리 백작’은 로시니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선 흥행에 실패했다.[사진=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페라 ‘오리 백작(Count Ory)’은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가 프랑스에서 활동할 때 만든 코미디 작품이다. 대본은 프랑스의 극작가인 외젠 스크리브가 썼다. 1828년 8월 20일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지만 정작 로시니의 고향인 이탈리아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 1막 = 13세기 프랑스 투렌지방. 십자군 전쟁이 반발하자 포르무티에 백작은 그의 여동생 아델을 남겨둔 채 전쟁터로 떠난다. 아델 부인이 가진 재산을 노린 전국의 귀족들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냉정하게 거절한다. 전쟁터로 떠난 십자군이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어떤 청혼도 받지 않기로 맹세했기 때문이다.

평소 아델을 마음에 두고 있던 바람둥이 오리 백작은 그녀의 오빠가 없는 틈을 타 그녀에게 접근하려 한다. 방법을 고민하던 오리 백작은 아델 부인이 평소 신앙심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수도승으로 변장해 그녀가 있는 성안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도승으로 그럴듯하게 변장한 오리 백작에게 그의 하인 이솔리에가 (그 수도승이 오리백작임을 눈치채지 못한 채) 뜻밖의 고백을 한다. “나도 아델 부인을 사랑한다.”

이솔리에의 마음을 눈치챈 오리 백작은 수도승을 찾아온 아델 부인에게 이솔리에를 멀리하라고 조언한다. 이솔리에를 마음에 두고 있던 아델 부인은 그 얘기에 당황한다. 그러자 수도승 복장을 한 오리 백작은 그녀에게 성안에서 단둘이 만날 걸 제안하고 승낙을 받는다. 하지만 성 안에 있던 오리 백작을 그의 가정 교사가 알아본 통에 성문 입구에서 쫓겨난다. 그때 포르무티에 백작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도착한다.

♬ 2막 = 다음날 천둥번개가 치고 폭풍이 몰아치자 성 밖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수녀 14명이 오리 백작의 협박과 횡포를 피해 성으로 도망쳐 왔다며 성에서 하룻밤 묵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이들은 성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변장한 오리 백작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입성에 성공한 오리 백작은 아무도 안 보는 사이 수녀복을 벗고 창고에서 몰래 술과 음식을 가져와 잔치를 벌인다.

실패로 끝난 백작의 계획

잔치 후 오리 백작은 다시 수녀로 변장해 아델 부인의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연 오리 백작은 정체를 밝히면서 온갖 사랑의 표현을 늘어놓은 후 그녀의 손에 키스를 한다. 하지만 그 손은 아델이 아니라 하인 이솔리에였다. 하인 이솔리에가 백작과 부하들을 알아보고 아델 부인을 미리 피신시켰던 것이었다.

잠시 후 포르무티에 백작과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온 것을 알리는 팡파르 소리가 들려온다. 갖은 계획에도 아델 부인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오리 백작은 비밀 통로를 통해 도망치고 성 안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백작과 병사들을 맞이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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