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문가 3人의 자문자답

▲ 2018년 투자 환경 역시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다. 투자 전략을 잘 짜야하는 이유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글로벌 경제에 ‘봄바람’이 분다. 미국ㆍ일본ㆍ유로존 모두 ‘불황 출구’를 찾은 듯 분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만은 어정쩡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이슈는 언제 또 발화할지 모르고, 대북리스크는 예측하기 어렵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정책도 한국경제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투자 전문가 3人에게 2018년 투자전략을 물었다. 지난해 9월 자신들이 추천한 ‘2017년 하반기 투자전략’의 결과도 직접 리뷰했다.

지난해 국내시장을 관통한 기조는 저금리ㆍ저성장이었다. 그만큼 시장을 침울하게 만들 만한 요인이 많았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왕서방이 삐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줬다. 대북리스크도 여전했다. 지난해 9월 3일 강행한 북한의 핵실험이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9월 더스쿠프가 ‘2017년 하반기 투자전략’을 묻자 투자 전문가 대부분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투자 포인트를 찾아라”고 조언했던 이유다. 변동성이 큰 국내 투자 비중을 낮추는 대신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거였다.

이 전망은 맞아떨어졌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가 추천한 선진국ㆍ이머징마켓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중소형주 중 미래성장가치가 높은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을 거라는 투자컨설팅 업체 오즈스톡 조민규 대표의 전망도 벗어나지 않았다. 더스쿠프가 같은 전문가들에게 ‘자신이 제시한 2017년 하반기 투자전략의 결과를 스스로 평가하고 2018년을 전망해 달라’고 요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먼저 2018년의 상황부터 보자. 글로벌 경제는 지난해와 달리 긍정적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상태를 의미하는 4% 수준으로 낮아졌다. 유로존의 상황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카드를 꺼내들 만큼 좋아졌다. 잃어버린 20년에 힘겨워 하던 일본 경제는 2012년 이후 59개월째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큰 칼(재정정책)을 빼들겠다고 예고한 중국도 6% 중반대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투자하기 좋은 시절이 온 건 아니다. 주요 선진국은 통화긴축정책을 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유동성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거다. 특히 미국의 통화긴축 가능성이 시장을 예민하게 만든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글로벌 주요 증시가 큰 혼란에 빠진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국내 증시도 미국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큰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1월 29일 927.05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7거래일 만인 2월 7일 820포인트대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는 “올해 투자시장의 이슈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며 “시장의 조정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달러화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금리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유출에 대비하라는 거다.

국내 투자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은 2018년에도 제기됐다. 이번에도 초점은 이머징마켓이다. 조경만 대표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감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머징마켓 중심의 전략이 유효하다”며 “경제 성장세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미얀마 등의 동남아 이머징마켓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조민규 대표는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가 정부 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누렸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증시 조정기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의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얘기다.

2018년 투자 환경 역시 투자자에게 친화적이지 않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반도체 시장의 둔화 가능성, 대북리스크 등 시장을 흔들 만한 변수가 수두룩해서다. 투자자들에게 뻔한 말일지 모르지만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시장을 관망하는 여유가 필요한 때다. 어떤 투자든 ‘원칙’은 통한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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