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빈자리 평창ㆍ제약 꿰차다

▲ 코스닥 추천종목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1개에 불과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올해엔 3개 종목으로 늘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새해 벽두부터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600포인트(1월 31일)를 넘어선 것도 주목할 만한 이슈였지만 더 놀라운 건 오랜 기간 500~700포인트 언저리에 머물러 있던 코스닥 지수가 900포인트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었던 단기부동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고, 지난 1월 11일 발표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6조9202억원이었던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1월 15조8106억원으로 치솟았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증시는 최근 한풀 꺾였다. 원화 강세, 금리상승 우려, 외국인ㆍ기관투자자 매도 등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 기업실적 개선, 신흥국 경제회복 등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은 여전히 많다”면서 “올해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괜찮은 종목만 잘 선정하면 올해 말 정도엔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떤 종목을 주목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국내 주요 증권사 13곳에 올 상반기 기대되는 종목을 물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가장 많은 추천(3표)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같은 조사에서 10표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천수가 떨어졌지만 대장주는 대장주였다. 하향세로 돌아선 실적 전망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물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귀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SK텔레콤은 추천수 2표를 받았는데, 평창올림픽 개막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5G(세대)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여기에 11번가 지분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추천종목도 지난해와 양상이 달랐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반도체의 약해진 위상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8개 종목이나 선정됐던 반도체 업종이 올해엔 3개 종목으로 크게 줄었다. 그 자리를 제약ㆍ바이오주가 꿰찼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주목해야 할 제약ㆍ바이오주로 신신제약, 메디톡스, 오스코텍 등 5개 종목을 추천했다. 지난해 하반기 추천목록에 올랐던 제약ㆍ바이오주는 코스피 이전이 결정된 셀트리온 1곳뿐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약ㆍ바이오주는 눈에 보이는 실적 없이 미래가치만 보고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거품이 과도하게 낄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스플레이 업종에서도 3곳이 추천을 받았다. 그중 모바일용 터치스크린을 만드는 일진디스플레이는 이목을 끌 만하다. 주로 삼성전자에 제품을 납품하는데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이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진디스플레이가 홈버튼을 제거한 포스터치(Force Touch)를 갤럭시A 시리즈에 탑재하기 시작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큰 폭의 실적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주식시장의 달라진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T하드웨어, 반도체 산업이 바닥을 다지고 다소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해보다 상승 탄력은 떨어질 것이다. 그 대신 IT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게임, 의료, 소매 유통업종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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