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물가 비상이지만…

▲ 설을 앞두고 물가 조짐이 심상치 않다.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어깨가 움츠러드는 이유다.[사진=뉴시스]

설을 앞두고 서민들의 주머니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당분간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의 말과 달리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꽁꽁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1%(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식품과 외식물가는 크게 올랐다. 예컨대, 지난 1월 삼겹살 가격은 3.2%(이하 전년 동월 대비), 짜장면은 4.2%, 김밥은 6.2%나 상승했다.  외식물가만이 아니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한파로 채소 등의 가격도 급등했다. 호박 가격은 전월(이하 2017년 12월) 대비 46.8% 올랐고 오이(25.5%), 파프리카(18.9%) 가격도 각각 20% 안팎으로 상승했다.
 
자연스럽게 설 차례상 비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 결과, 대형마트의 설 차례상 비용은 2017년 34만1308원에서 올해 35만5822원으로 4.3%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통시장의 설 차례상 비용이 24만8729원으로 전년(25만3883원)보다 2%가량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문제는 이 작은 위안이 서민층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불황에도 고가 선물세트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의 1월 설 선물세트 금액별 매출 신장률을 보면 ‘5만원 이하’는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했고, ‘5만~10만원’은 171.3%, ‘10만~30만원’은 10.7%, ‘30만원 이상’은 60.1% 증가했다. 
 
이에 비해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의 명절나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상여금 없이 설을 맞는 직장인도 숱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48.6%(취업포털 잡코리아•알바몬 조사 결과), 대기업의 14.8%가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 연휴에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직장인은 44.5%에 달했다. 알바생의 경우 이보다 많은 62.5%가 “설 연휴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입춘立春이 지나고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혹한을 견디고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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