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사회초년생의 재무설계

절약하는 것만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허리띠를 졸라매 아낀 돈을 통장에 고이 모아두면 ‘장롱 속 황금 송아지’가 될 뿐이다. 단기중기장기 목적에 따라 알맞은 금융상품에 나눠 투자해야 한다. 하나의 입출금통장만 사용하던 사회초년생 김미정씨도 비슷한 사례다. 김씨는 입출금통장에 모아둔 예비자금을 활용해 미래 목적자금을 마련했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 공동기획 ‘매콤짭짤 솔로가계부’를 공개한다.

▲ 생활비를 절약하는 것만으로는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적재적소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접하는 속담 중 하나다. 돈을 쓰는 방식도 ‘습관’이 될 수 있다. 사회에선 ‘세살배기’나 다름없는 사회초년생들이 ‘소비습관’을 잘 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슷한 출발선에 선 사회초년생들은 어떤 소비습관을 들이느냐에 따라 미래의 ‘시드머니’ 규모가 달라진다.

고쳐야 할 나쁜 소비습관 중 하나는 충동구매와 과소비다. 재무목표를 잊은 채 기분에 따라 카드를 긁고 나면 남는 건 후회뿐이다. 반면에 계획적인 소비ㆍ저축 습관을 들이면 후회는 줄고 시드머니는 커진다. 사회초년생 김미정(가명ㆍ21)씨는 최근 재무설계에 관심이 많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최근 3개월간의 인턴생활을 마치고 정직원이 됐다. 

첫 월급 185만원이 찍힌 통장을 받아든 김씨는 “한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계획적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래 플랜도 뚜렷하다. 5년 후 승용차 마련, 10년 후 작은 디저트 가게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35살 전에 결혼을 하고, 40살까지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품고 있다. 노후자금도 넉넉히 마련해 65살 이후에는 봉사활동을 하며 제2의 삶을 살고 싶다. 생애주기별로 목표가 뚜렷한 김씨. 재무목표를 단계적으로 성공시키려면 체계적인 재무설계와 함께 실천 가능한 좋은 소비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김씨의 급여가 매년 2%씩 증가하고, 65세까지 꾸준히 경제활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생 벌어들이는 수익은 19억원가량이다. 하지만 한번에 큰돈을 모을 수는 없는 법. 사회초년생인 지금이 향후 자산가치를 높이고 굵직한 지출에 대비할 적기다.

Q1 지출구조

김씨는 급여는 세후 185만원이다. 1년에 2회 상여금을 130만원씩 받는다. 상여금은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입출금통장에 고스란히 모아뒀다. 김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서 주거비와 생활비가 따로 들지 않는다.

교통비(8만원), 통신비(4만원), 개인용돈(45만원), 영어학원비(10만원) 등으로 67만원을 사용한다. 명절ㆍ경조사ㆍ여행 등에 쓰는 비정기지출은 1년에 230만원가량으로 한달 평균 19만원이다. 매달 소비성 지출이 86만원인 셈이다.

김씨가 가입한 금융상품은 보장성보험이 전부다. 질병과 상해로 인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장성보험 2건의 월 납입금은 9만원이다. 이렇게 김씨가 쓰는 돈은 총 95만원이다. 남은 90만원은 입출금통장에 모으고 있다. 갖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은 사회초년생이지만 김씨는 자기계발에 투자하고 허투루 소비하지 않았다.

Q2 문제점

김씨는 지출이 과도하지 않지만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먼저 김씨는 ‘돈을 모으겠다’는 의지는 강했지만 실행력이 약했다. 보장성보험을 제외하고 금융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건 단적인 사례다. ‘통장 나누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였다. 김씨는 지출통장과 저축통장을 하나의 통장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달 얼마를 쓰는지, 얼마를 모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려면 먼저 가계부를 써야 한다.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급여의 50% 이상을 저축하도록 해야 한다.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자동이체’다. 급여일에 맞춰 저축액이 빠져나가도록 하고, 나머지 지출액은 지출통장에 옮겨 사용해야 한다. 또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예상 지출비용보다 적게 썼을 경우 남은 금액은 추가 저축해야 한다. 1년에 두번씩 받는 상여금 총 260만원도 쌓아두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

Q3 해결점

먼저 비정기지출액을 연 23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여 월 평균 2만원(19만원→17만원)을 절약했다. 여기에 입출금통장에 모아두던 매달 잉여자금 90만원을 더한 92만원으로 재무설계를 새로 했다. 보장성 보험(9만원)은 유지했다. 독립할 때를 대비해 주택청약저축(2만원)에 가입했다. 단기목적자금 마련용 자유적립식적금(70만원)에 가입했다. 금리상승 요인을 고려해 1년 단기로 가입했다.

장기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적립식펀드 2개에 각각 5만원씩 납입할 계획이다. 연말정산시 400만원 한도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펀드(10만원)에 가입했다. 상여금(총 260만원)은 세제 혜택, 수익 증대 등을 고려해 그때그때 알맞은 금융상품에 추가 납입하기로 했다.
권희철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eaifa3@hanmail.netㅣ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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