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GM 압박책’ 있다
우리에게도 ‘GM 압박책’ 있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277
  • 승인 2018.03.0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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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Clean Car Talk

GM(General Motors)이 우리나라에 유상증자를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GM의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로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GM의 내부거래 내역이 불투명한 데다 자구노력도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GM의 철수압박에 지혜롭게 대처할 만한 정책이 필요할 때다. 잘 찾아보면 우리에게도 GM을 압박할 카드가 있다.

▲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한국GM이 철수설로 뜨겁다. 군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게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한국GM 철수설은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수년간 한국GM을 따라다닌 화두였다. 고비용 저생산, 국내 판매율 하락, 그에 따른 2조50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는 한국GM의 지속가능성을 저울질했다.

영양가가 떨어진 지역엔 주저 없이 메스를 댔던 GM본사의 경영 방침도 한국GM을 꾸준히 위협해왔다. 실제로 GM본사는 유럽의 쉐보레 브랜드 철수, 호주 자회사 홀덴 정리, 러시아ㆍ인도네시아ㆍ인도 등의 공장 폐쇄 등 수많은 지역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전례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각종 문제가 산적해 있는 한국GM은 GM본사의 구조조정 대상에 우선순위로 꼽혀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GM의 철수가 현실화하면 불어닥칠 지역적 후폭풍이 상당할 게 뻔하다. 한국GM이 폐쇄를 결정한 군산 공장만 해도 1ㆍ2차 협력업체까지 더하면 관련 노동자가 약 1만1000명에 이른다. 그뿐만이 아니라 인구 27만명의 군산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혹여 발생할지 모를 한국GM 철수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유상증자 지원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우리 정부도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GM의 계획에 따라 약 3조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17%의 한국GM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지원해야 할 금액은 5000억원가량이다. 과거 GM이 호주정부가 유상증자 지원 요청을 거절하자 홀덴의 철수를 결정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섣불리 결정할 수도 없다.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조건도 숱하다. 무엇보다 한국 정부가 지원을 하려면 GM본사 측이 한국GM의 내부적인 거래내역과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유럽에서 쉐보레가 철수할 당시 한국GM이 철수 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했다는 의혹도 스스로 밝혀야 한다.

한국GM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GM본사 측에 전제로 내걸어야 한다. 한국GM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9%에 머물러있다. GM의 역량을 감안했을 때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차종을 개발ㆍ투입하면 13~15%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M은 지금껏 ‘철수책’을 절묘하게 활용해 왔다. 하지만 한국GM은 조금 다르다. 쉐보레 볼트 전기차의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부품이 모두 한국산인 것은 대표적 사례다. GM으로서도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도 협상카드로 활용할 게 있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한국GM이 올해 안에 큰 변화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부 철수냐 일부 철수냐의 문제만 남은 듯하다. 정부 지원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반전시킬지 걱정해야 할 때다. 한국GM이 변신하지 않으면 산소호흡기만 붙여주는 격이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지금부터가 한국GM을 혁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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