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특별展

▲ ❶ 용, 조선·19세기, 종이에 먹과 옅은 색, 222×217㎝,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❷ 맹호도猛虎圖, 18세기·조선, 종이에 먹, 97.6×55.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선수단과 함께 두마리의 호랑이 마스코트가 입장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호돌이’와 평창 동계올림픽의 ‘수호랑’. 30년 전 ‘호돌이’처럼 백호를 형상화한 ‘수호랑’은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산이 많아 ‘호랑이의 나라’로 불렸고 한민족의 시작을 알리는 단군신화에도 호랑이가 등장한다. 이렇듯 우리 민족에게 있어 호랑이가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을 기념해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韓國·日本·中國’ 특별전을 개최한다. 호랑이는 동아시아에서 백수百獸의 왕으로 여겨져 왔던 신성한 동물이다. 그렇다면 한국·일본·중국의 호랑이 그림은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호랑이 신화와 설화가 많았던 한국의 미술에서는 기백 있는 영물靈物로 또는 해학적인 친구로 등장해, 맹호도에서부터 호작도虎鵲圖와 같은 희화화된 호랑이 민화가 큰 사랑을 받았다.

▲ ❸ 호랑이 모양 베개(虎形磁枕), 금나라·1115~1234년, 자기, 12×26×12.5㎝, 중국국가박물관 소장 ❹ 호랑이(虎圖), 기시 지쿠도, 메이지시대·1893년, 비단에 색, 161.8×71.5㎝,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❺ 용과 호랑이를 그린 병풍(龍虎圖屛風), 소가 조쿠안, 17세기·아즈치모모야마~에도시대, 종이에 수묵, 163.×361.7㎝(6폭 1쌍),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김홍도의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죽하맹호도竹下猛虎圖’를 포함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맹호도’ 3점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이번 전시가 최초다. 현존하는 조선 호랑이 그림 중 가장 큰 ‘용호도龍虎圖’는 조선 말 관청의 문비나 대청에 붙이는 세화歲畵(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해 그린 그림)로 추정되는 대형 걸개그림으로, 거침없는 용필과 용묵을 보여준다.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았던 일본의 경우, 선종 사원으로 유입된 중국 송대 용호도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불교 또는 도교의 존상과 용·호랑이를 결합시킨 3폭의 용호도는 일본 호랑이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소가 조쿠안과 가노 미치노부의 ‘용호도’ 6폭 병풍과 개성 있는 화풍의 마루야마 오쿄의 ‘호소생풍도虎嘯生風圖’는 특유의 화려함을 선사한다.

중국 작품으로는 오래된 호랑이 숭배문화를 보여주는 상대의 옥호玉虎를 비롯해 호랑이 토템을 보여주는 지배층의 무기, 호랑이 도자베개 등의 공예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3월 18일까지 열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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