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 깨달음의 밝은 길
늙음, 깨달음의 밝은 길
  • 이지은 기자
  • 호수 279
  • 승인 2018.03.13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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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주는 선물」 ‘늙음은 끝’ … 이 고루한 편견에 대한 반박서
▲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늙어가는 동안에는 늙음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다.[사진=아이클릭아트]

누구에게나 ‘봄날, 젊은 시절’이 있다. 지금보다 반짝반짝. 지나고 보니 아깝고 찬란한 시절이더라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봄날을 돌아보며 현재를 서운해한다. 달라진 현실이 모두 ‘나이 탓’이라며 늙음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신간 「나이가 주는 선물」은 ‘나이 듦’이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잘 돼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늙음은 젊음의 푸르름을, 죽음은 삶의 강렬함을 증명하는 선물이다. 늙음은 깨달음으로 밝아지는 것이다.” 이 책은 전 동양그룹 부회장이자 베스트셀러 「일단 저질러봐」의 저자인 구자홍 더스쿠프 회장이 은퇴 후 7년간 기록한 글들을 엮은 에세이다.

그는 ‘나이 듦’의 고리타분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을 여성지와 시인의 사례를 빗대 설명한다. 지난해 미국의 유명 여성지 ‘얼루어(allure)’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란 단어를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이는 싸움의 대상이 아니며 젊은이만 아름답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는 철학에서였다.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Theodore Roethke)는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이 나의 잘못으로 받는 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말처럼 저자는 젊음에서 늙음으로 가는 것은 ‘생명의 이치’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신호들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해선 안 된다며 걷는 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천천히 걸으며 주위를 살피고 가끔 뒤를 돌아보라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14년 공직생활을 접고 기업에 투신해 대기업 CEO를 17년간 역임한 저자의 인생은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선사한다. 그는 “은퇴는 한창 좋을 때 정점에서 하는 게 좋다.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한다. 인생의 첫장은 잘 마무리했으니 이제 황금 같은 인생 이모작을 당당히 해야겠다”면서 내려놔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젊은이들을 향해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살면서 지나치게 과욕을 부리면 실패한다”고 잔잔하게 조언한다. 사는 게 별거 없으니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과욕을 버리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 그것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사는 게 별거 아니지만, 인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의 지나온 삶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토록 분주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고 반성하며 소소한 일상에 감사할 여유를 얻은 것도 나이가 주는 선물이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삶은 죽음이 있어 아름답다’는 한 시인의 말을 인용해 나이가 주는 더 큰 선물은 ‘인간은 죽는다’는 진리에 한걸음 다가가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늙어가는 동안에는 늙음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다. 젊은이는 나이 듦을 알지 못해도 늙은이는 젊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 또한 나이가 주는 선물이다. 저자는 말한다. “늙음은 낡음으로 빛이 바래는 것이 아니다. 인생과 세상에 대한 혜안과 통찰, 깨달음으로 더욱 밝아지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으랴.”

 

세 가지 스토리

「카피 공부」
핼 스테빈스 지음 | 윌북 펴냄

말보다 글을 더 많이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 사람들은 전화보다 SNS와 메신저를 선호한다. 하지만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다. 최근 글쓰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이유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로 불렸던 저자는 핵심을 찌르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는 문구를 쓰는 법을 정리해 책으로 출간했다. 가슴을 파고드는 한줄을 쓰길 원하는 이들이 읽어볼 만하다.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호리베 아쓰시 지음 | 민음사 펴냄

골목마다 편의점이 들어차 있다. 유명하다 싶은 상권은 이미 대형 브랜드에 점령됐다. 공룡 브랜드의 틈바구니 속에서 작은 가게들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손님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작은 동네 서점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 주목을 받은 저자는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낸 작지만 별난 가게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데 필요한 소중한 단서들이 총망라돼 있다.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펴냄

바쁜 출근 시간. 저자는 방을 나서기 전에 지저분해진 침대와 화장대를 깨끗이 정리한다. 깔끔한 성격이라서가 아니다. 퇴근 후 안락하게 쉬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 책은 쉴 틈 없는 회사에서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이 공존하는 삶을 다룬다. 각각의 에피소드 속에서 섬세하게 피어오르는 저자의 깊은 고민들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감할 만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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