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듀얼심폰 없는 이유

▲ 듀얼심 스마트폰은 뛰어난 활용성으로 세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뉴시스]

듀얼심(Dual-SIM)폰. 유심(가입자인증모듈·USIM)카드 두개를 꽂아 두개의 통신사를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휴대전화에 유심카드를 한개만 사용하는 국내에선 생소한 개념이다.

세계에서 듀얼심폰은 이미 흔하다. 인기도 괜찮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듀얼심 스마트폰의 전세계 판매량은 6억5800만대를 기록했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15억3653만대)의 42%를 차지한다.

듀얼심폰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건 활용성 때문이다. 간단한 설정으로 전화번호부터 메신저까지 빠르게 전환할 수 있어 업무용·개인용 전화를 구분해 사용하기 좋다. 해외여행을 나갈 때도 편리하다. 해당 국가 통신사의 유심만 추가로 꽂으면 현지용과 로밍용으로 각각 사용할 수 있다.

음성과 데이터를 통신사별로 구분해 쓰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 조금만 머리를 쓰면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 듀얼유심폰으로 A씨가 음성전화는 음성무제한 요금제(3만2890원)를, 데이터는 데이터만 10GB 제공하는 요금제(U플러스알뜰모바일ㆍ1만3200원)를 쓴다고 가정하자. 매달 내는 통신비는 모두 4만6090원. 일반 요금제(6.5GB에 음성 무제한ㆍ5만6100원)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쓰면서도 1만원 더 아낄 수 있다. 데이터와 통신비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듀얼심폰이 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듀얼심폰이 유통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듀얼심폰 수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의 기회를 제조사 맘대로 차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에는 이미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서 듀얼심폰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후기가 넘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올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듀얼심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아이폰이 시작하면 경쟁사들도 뒤따라갈 가능성이 높고, 그제야 소비자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역시 ‘봉’이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