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여성

청년층의 60% 이상(2017년금융위원회)이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취업해도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에 학자금 대출까지 갚아야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대 직장인 이진영(가명26)씨도 학자금 대출 상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이씨의 가계부를 살펴보니 더 큰 문제점이 발견됐다. 자제력이 부족한 성향임에도 지출통장을 분리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마구 긁고 있었기 때문이다.

▲ 소비 절제력이 부족하다면, 지출통장을 만들고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한국 청년층 10명 중 8명은 빚이 있다. 금융위원회의 ‘청년ㆍ대학생 금융실태조사(2017년)’에 따르면 청년층(19~31세)의 20.1%, 대학생의 12.5%는 금융회사로부터 돈 빌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빚을 진 이유로는 학자금 대출(53.2%)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비(20.5%), 주거비(15.8%) 등의 목적으로 대출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생긴 빚은 이들에게 ‘블랙홀’과 같다. 청년들이 “적은 월급에 빚 갚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푸념하는 이유다. 가상화폐 열풍이 청년층을 파고 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직장인 이진영(가명ㆍ26)씨도 ‘학자금 대출’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씨는 지난 1월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학자금 대출 상환 통지를 받았다. 금액은 480만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모아둔 자금이 없는 이씨에게는 복병이었다.

이씨는 “대학교 신입생 때 대출을 받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면서 “매달 나눠 갚자니 이자가 아깝고 한번에 갚고 싶은데 모아둔 자금이 없다”고 후회했다. 2년 넘게 일했지만 목돈 마련에 실패한 이씨.

그는 훗날 작은 오피스텔을 마련,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혼자 살 계획이다. 오피스텔 마련 목적으로 매달 50만원씩 붓고 있는 적금 외에는 자유롭게 지출하는 편이었다. 퇴근 후에는 친구들과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고 있지만 이씨는 차츰 미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Q1 지출구조

 

먼저 이씨의 지출 구조를 살펴봤다. 이씨의 급여는 월 195만원이다. 당직수당과 상여금 등을 포함하면 월 평균 200만원이다.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어 생활비나 주거비는 따로 들지 않는다. 소비성지출로 교통비(12만원), 통신비(10만원), 문화생활비(10만원), 식비(60만원) 등을 쓰고 있다.부모님이 밥을 해주시지만, 저녁을 친구들과 사먹는 경우가 많아 식비 지출이 큰 편이다.

여기에 휴가비ㆍ명절ㆍ경조사비 등 비정기지출이 1년에 440만원에 이른다. 한달 평균 37만원을 비정기적으로 쓰고 있다는 얘기다. 이씨의 소비성지출은 총 129만원이다. 운용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오피스텔 마련을 위한 2년 만기 정기적금(50만원), 실비ㆍ건강ㆍ치아ㆍ운전자보험을 비롯한 보험료(14만원), 청약저축(5만원), 적립식펀드(5만원) 등 74만원이다. 이씨는 매달 203만원을 쓰는 셈으로 3만원 초과지출하고 있었다.

Q2 문제점

 

이씨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니 식비나 여가비 등 ‘자기만족성’ 지출이 과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지출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화근은 ‘휴대전화’였다. 휴대전화 요금을 아끼기 위해, 매달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하면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신용카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제력이 부족한 이씨에게 신용카드는 독毒이 됐다. 신용카드를 마구 긁은 탓에 이씨의 통장은 ‘마이너스’가 됐다.

당연히 지출통장은 따로 없었다. 이씨의 경우 지출통장을 만들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또 목적자금 마련이 미흡했다. 오피스텔 마련 외에는 특별한 재무목표가 없었던 탓이다. 이씨는 “조금씩 모아 비상자금을 마련했더라면, 학자금 대출 이자가 불어나지 않게 한번에 갚았을 텐데”라며 후회했다. 또다른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소비 패턴을 바꾸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Q3 해결점

 

먼저 신용카드 한도액을 30만원으로 조정했다. 교통비는 정기권ㆍ교통카드를 번갈아 이용해 4만원 절약했다. 통신비는 약정기간을 늘려 3만원 아꼈다. 식비ㆍ여가비ㆍ비정기지출은 70만원으로 줄이고, 체크카드와 CMA계좌에 나눠 사용하도록 했다. 이렇게 37만원을 아꼈다. 치아보험을 해지하고, 운전자보험의 적립보험료를 활용해 4만원을 아꼈다. 청약저축은 5만원 납입에서 2만원 납입으로 바꿨다. 적립식펀드(5만원)는 해지, 정기적금(50만원)은 유지했다.

이렇게 마련한 56만원 중 초과지출 3만원을 제외한 53만원으로 학자금 상환액(33만원)을 마련하고 노후 대비 연금보험(20만원)에 가입했다. 이씨의 경우 통장 관리가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권희철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eaifa3@hanmail.net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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