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30S씽큐 뚜껑 열어보니…

LG전자의 새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에게 찬바람을 맞고 있다. 기존 모델과의 차별점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다. 늘어난 건 용량뿐이었다. 어쩌면 LG전자가 또다시 소비자들과 공감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LG전자의 새 스마트폰를 들여다봤다.

▲ LG전자가 출시한 V30S씽큐가 소비자들에게 기존 모델과 별 차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LG전자가 새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제품명은 V30S씽큐(V30S ThinQ).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됐다. 매년 세계의 내로라하는 전자제품 기업들이 모여 최신 기술을 뽐내는 곳이다. 사람들은 V30S씽큐가 어떤 매력적인 기술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베일이 벗겨지자 소비자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반년 전 출시했던 모델(V30)과 차이점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일단 하드웨어는 조금 달라졌다. 전작인 V30과 비교했을 때 램을 4Gb에서 6Gb로 키웠다. 저장공간도 64Gb 모델은 128Gb로, 128Gb 모델은 256Gb로 두배씩 늘렸다. 하지만 이게 전부다. 듀얼카메라부터 카메라 화소, 스마트폰의 속도를 좌우하는 칩셋까지 나머지는 모두 동일하다.

하드웨어는 그나마 변화가 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은 거의 똑같다. LG전자가 밝힌 V30S씽큐에 적용된 소프트웨어들이다. “카메라에 인동지능(AI) 알고리즘을 추가해 사물을 비추면 자동으로 최적의 촬영모드를 찾아준다. 피사체의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상품을 촬영할 경우 해당 상품의 구매페이지로 넘어가는 기능도 제공한다. 자체 음성인식 인공지능(AI)인 ‘Q보이스’를 탑재해 음성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기능들을 전작인 V30모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3월 9일부터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다. 업그레이드만 받으면 V30S씽큐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비용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결국 V30S씽큐와 V30의 차이점은 램과 내장메모리 용량뿐이다.

 

그런데 가격은 더 비싸졌다. V30S씽큐의 출고가는 104만8300원(128Gb 기준). 2017년 9월 출시됐던 V30의 출고가(94만9300원)보다 9만9000원 더 비싸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히 용량이 늘어난 칩을 꽂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니다”면서 “관련된 모든 테스트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가격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용량만 늘려 놓고 가격을 올려 받으려 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이는 같은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9과 비교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갤럭시S9엔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3D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주는 AR이모지, 0.2초당 960개 프레임을 찍는 초고속 촬영 등의 최신기술이 탑재됐다. 전작인 갤럭시S8에는 없던 기술들이다. 하드웨어 스펙이 향상된 건 물론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95만7000원으로 갤럭시S8(93만5000원)보다 2만2000원만 올랐다.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100만원도 넘지 않았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싸다고 욕을 먹는 애플도 아이폰5S, 아이폰6S 등 업그레이드형 모델을 선보일 땐 이전 모델과 확연한 차이점을 주려고 노력한다”면서 “10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용량만 늘어난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사람들은 이번에 출시한 V30씽크큐가 혁신을 잃은 이유를 MC(모바일)사업부 조직의 축소에서 찾는다. 지난해 11월 15일 LG전자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C구매그룹 소속 임원 1명과 MC 연구소 소속 2명 등 총 4명의 임원이 면직 처리됐다. 2014년 2분기 8079명이었던 MC사업부 직원수는 지난해 2분기 6725명으로 확 줄어들었다. 3분기에는 262명이 MC사업부를 떠났다. LG전자의 매출을 이끌고 있는 H&A(가전)사업부는 같은 기간 5894명에서 6064명으로 170명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MC사업부는 지금껏 혁신을 외쳐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라면서 “아무런 혁신이 없는 V30S씽큐의 성과가 MC사업부의 미래를 가늠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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