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안정세와 소비

집값이 상승할 경우 소비가 늘어난다는 ‘부富의 효과’. 보유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 소비심리는 개선되고, 이것은 실제 소비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전세가격은 어떨까.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과 반대 양상을 보인다. 전세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든 지금, 소비여력이 이전보다 늘어난 이유다. 문제는 이런 안정세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전세가격과 소비의 상관관계를 짚어봤다.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6년여 만에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줄곧 안정세다. 그러자 꽁꽁 얼었던 소비도 꿈틀대고 있다. 왜일까.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주택 매매가격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소비는 0.13% 증가한다. 반면 전세가격이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는 0.30% 감소한다. 전세보증금 증가분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소비를 줄인다는 얘기다.

 

관련 통계를 더 자세하게 보자. 전세가격이 전년 대비 12.3%나 상승했던 2011년. 2010년 4.4%였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1년에 2.9%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어떨까. 전세가격 상승률은 2016년 1.3%에서 2017년 0.6%로 하락하자 민간소비는 2.5%에서 2.6%로 소폭 증가했다. 전체 가구 중 ‘중위소득 미만 가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금융자산에 따라 온도차가 컸다. 전세보증금이 1%포인트 상승했을 때 가계의 비내구재(음식료품ㆍ화장품 등 1년 미만 사용되는 상품) 소비는 평균 0.23%포인트 감소했다. 금융자산 중위계층 이상 가구는 -0.063%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지만 중위계층 미만은 소비가 0.224% 감소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가격 안정세로 소비 여력이 증가하면서 사치성 소비재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세가격 안정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거냐는 점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전세가격이 0.5% 안팎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은 우호적인 소비 환경이 지속될 거란 얘기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주택가격이 부동산 정책에 따라 널뛰기 때문이다. 언제 또 서민들이 겨우 풀었던 허리띠를 조여맬지 모른다는 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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