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 … 치열한 법리다툼 예고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사진=뉴시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3월 23일 구속됐다.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에 대해 소명이 많이 됐고, 피의자의 지위나 범죄의 중대성,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 등으로 미뤄 볼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보수단체들은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지만 대다수의 국민은 사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MB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MB 역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검찰과 MB 측이 예민하게 다툴 것으로 보이는 혐의는 뇌물수수다. 형량이 최소 징역 10년인 중범죄이기 때문이다. 최대 형량은 무기징역이다. 검찰은 삼성이 대납한 다스 소송비 67억7000만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민간에서 받은 불법자금 36억6000만원,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7억원의 특수활동비 등이 ‘특가법상 뇌물수수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MB 측은 상황이 불리해지면 ‘뇌물’이 아니라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징역 5년 이하 혹은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이 훨씬 가볍고, 공소시효도 7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자칫 공소시효 만료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스 실소유주를 둘러싼 법리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MB가 다스를 통해 34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적용했다. MB 측은 “다스는 형의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MB는 구속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젠가 말을 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MB의 구속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美 철강 관세 유예 FTA 노린 포석인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부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관세 부과 행정명령 발효(23일ㆍ현지시간)를 하루 앞두고 “한국과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은 면제 협상이 진행되는 4월말까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잠정 제외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철강 관세를 잠정 중단했다.[사진=뉴시스]

국내 철강업계에선 한숨 돌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4월까지 유예됐다는 것은 제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어 희망적으로 본다”면서도 “아직은 영구적으로 면제된 게 아니기 때문에 유예기간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한 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던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관세 부과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미국이 철강 관세 부과를 두고 국내 업계를 강하게 압박하다 풀어준 다음이어서 우리 정부의 기세가 한층 누그러졌을 공산이 크다”면서 “미국은 이런 때를 놓치지 않고 한미 FTA 재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탈출하기 힘든 흙수저의 굴레

자식세대는 사회경제적으로 부모세대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회의적으로 답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흙수저’ 탈출이 쉽지 않다는 거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2017 한국인의 사회지표’를 발표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생 동안 노력하면 본인세대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을 물었더니 전체의 65%가 “낮다”고 대답했다.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률은 23.1%에 그쳤다.

▲ 본인세대에서 계층이동이 어려우면 자식세대에서도 흙수저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사진=뉴시스]

그렇다면 자식세대의 계층이 상승할 가능성은 어떨까. 전체의 54.4%는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2015년 응답률(50.6%)보다 회의적인 반응이 3.8%포인트 늘어난 거다. 2013년 응답률 43.7%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계층간 관점도 크게 달랐다. 스스로를 ‘상층’이라고 응답한 자 중 61.1%는 본인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61.1%)을 긍정적으로 봤다.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 역시 “높다(53.4%)”고 답했다.

반면 스스로를 ‘하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선 13.9%만이 본인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높게 봤다.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도 25.1%로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안타깝게도 부모가 흙수저면 자식도 흙수저라는 인식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양극화의 초라한 결과 물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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