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사태 해피엔딩일까

출자전환, 신규 투자, 신차 배정…. 경영난에 빠진 한국GM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부, 글로벌GM, 노조 등 당사자들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면서 희망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본문제를 뿌리뽑지 않으면 제2ㆍ제3의 GM 사태는 언제든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GM의 미래를 내다봤다.

▲ 한국GM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진정한 회생도 없다.[사진=뉴시스]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가 풀릴까. 진행 상황만 보면 비교적 순조롭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글로벌GM과 산업은행이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GM이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3조여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3조원가량의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힌다. 경영정상화에 앞서 화두로 떠오른 신차배정 문제까지 해결될 경우 협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한국GM 실사를 착수했다. “실사 결과, 회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글로벌GM이 요구한 5000억원가량의 투자 지원을 받아들이겠다”는 화답도 했다. 여기에 한국GM과 노조간 임단협만 마무리되면 경영정상화를 막는 걸림돌은 대부분 해결된다.

그럼 GM 사태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릴까. 전문가들은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 교수는 “산업은행이 지속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면서 “같은 문제가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에까지 부담을 주지 않도록 이땅에 뿌리내릴 수 있는 확실한 조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고 지적했다.

 
유명무실한 ‘장기발전 합의서’를 다시 한번 공고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허울뿐이 아닌 확실하게 글로벌GM을 견제하고 한국GM의 경영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거다. 인건비 문제도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다. 글로벌GM의 사업전략 재편으로 전체 물량이 축소하는 가운데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 교수는 “유럽시장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인원은 그대로니까 생산효율성이 떨어져 회사는 흑자로 돌아서기 힘들고, 본사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발주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면서 “노동자들이 한발 양보해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든지 그게 아니면 ‘월급을 줄이고 교대근무로 돌릴 테니 이후에 러닝 개런티를 달라’는 등 합리적인 안案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출자전환과 신규투자, 신차배정 등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건 맞다. 하지만 이것만 해결되면 한국GM이 정상화할 수 있다는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뿌리뽑지 못하면 회생해도 회생한 게 아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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