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제2의 LG생건 될까

홈쇼핑에서 인기를 끈 일명 ‘견미리팩트(AGE 20’s)’. 이 제품은 생활용품 전문 기업 애경산업을 단숨에 화장품 중심 기업으로 바꿔 놨다. 여세를 몰아 애경산업은 화장품 사업 비중을 높여 제2의 LG생활건강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능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변신을 꾀하고 있는 애경산업의 미래를 내다봤다.

▲ 3월2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애경산업 앞에 놓인 과제가 적지 않다.[사진=뉴시스]

종합생활용품 기업인 애경산업이 제2의 LG생활건강을 꿈꾸고 있다. 3월 22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애경산업은 2020년까지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률 1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 사업 비중(매출액 기준)을 같은 기간 37%에서 50%까지 끌어올려 LG생활건강(2017년 화장품 사업 비중 49%)과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분야에서 LG생활건강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 분야에선 격차가 크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시장점유율은 전체의 2% 안팎에 불과하다.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니다. ‘견미리 팩트’라 불리는 AGE 20’s(에이지투웨니스)의 인기는 주목할 만하다. 2012년 출시된 이 제품의 누적매출액은 2361억원으로, 2013~2016년 239%에 이르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DD) 보복조치에도 역직구 수요가 늘면서 중국시장에서 455억원(2017년 3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에이지투웨니스의 뒤를 이을 신규 화장품 브랜드도 올해 중에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회사의 핵심축인 생활용품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트렌드를 이끌 만한 제품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화장품 사업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단일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승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장품 사업이 에이지투웨니스에 편중됐다는 점과 중국사업의 불확실성은 주가의 가장 큰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승욱 애널리스트는 “생활용품 사업은 내수시장에서만 펼칠 수 있는 데다 수익성이 좋은 편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런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에 앞서 지난 14일 진행한 일반 청약의 경쟁률은 6.73대 1로 흥행이 저조했다. 공모가는 2만9100원으로 희망밴드가격(2만9100~3만4100원) 중 최하단으로 결정됐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애경산업이 LG생활건강을 따라잡기까지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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