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자영업자

▲ 들쭉날쭉한 비정기지출을 통제해야 목돈 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봄이 성큼 다가왔다. 피어나는 꽃만큼 날아드는 청첩장도 많은 계절이다. 경조사비 지출이 부쩍 늘어난 직장인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예상치 못한 목돈이 빠져나가면 가계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서다. 비정기지출을 잘 조절하는 게 목돈을 마련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대 자영업자의 가계부를 살펴봤다.

취업준비생이 직장인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3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2018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취업 기간은 1년 1개월, 평균 비용은 384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준비생의 경우 이보다 많은 633만원이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취업 준비 비용을 충당하는 이들(59%)이 절반을 훌쩍 넘는 이유다.

하지만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 비용 부담과 함께 심리적 압박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부모님의 업業을 이어받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부모님이 운영해오신 새시 유리공장에서 일하는 구대정(29ㆍ가명)씨도 비슷한 사례다.

구씨는 해외에서 유학한 경영학도다. 한국에 돌아와 수년째 대기업 입사 시험을 준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채용 공고를 기다리며 재도전을 준비했지만 갈수록 부모님 뵐 면목이 없어졌다는 구씨. 마침 직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부모님 일을 돕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새시 유리 가공은 노동의 강도가 꽤 센 편이었기 때문이다.

구씨는 관둘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6개월이 지나니 생각이 점차 달라졌다. 그는 “작은 사업체지만 부모님이 열심히 일궈오셨다”면서 “전공을 살려 거래처를 차츰 늘리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정직원으로 일을 시작한 구씨는 일반 신입 직원과 동일한 급여를 받고 있다. 급여가 많지 않아 자산운용에 한계를 느낀 그는 재무설계를 신청했다. 하지만 구씨의 가계엔 적은 급여 외에도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Q1 지출구조


구씨의 재무목표는 ‘결혼자금’ ‘노후자금’ ‘주택자금’ 마련이다. 현재 급여는 월 180만원이다.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주거비는 들지 않지만, 매달 30만원씩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 소비성지출 구조는 단출했다. 통신비(11만원), 교통비(10만원), 친구ㆍ지인들과 모임비(50만원) 등이다. 실제 모임 회비는 20만원가량이지만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에 돈이 술술 빠져나갔다.

이외에 각종 경조사비, 휴가비 등에 사용하는 비정기지출이 연간 300만원가량이었다. 월 평균 25만원인 셈이다. 이렇게 구씨의 소비성지출은 총 126만원이다. 가입한 금융상품은 2년 만기 정기적금(50만원), 실손의료보험(2만원) 등 총 52만원이다. 최근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은 자기부담금 20%로 가입비 부담이 적다. 추후에 소득이 늘면 질병진단비 등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다. 잉여자금은 2만원이다.

Q2 문제점


구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둘쭉날쭉한 비정기지출이다. 비정기지출이 많은 달에는 통장에 구멍이 났고, 적은 달에는 여유자금을 모아두지 않고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다. 매달 불규칙한 비정기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면 자산을 모으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과도한 모임비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11만원에 달하는 통신비도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구씨는 막연히 통신비가 비싸다고 생각했을 뿐 요금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다. 유일한 재테크 수단인 적금은 2년 만기 2.1% 이율 상품으로 만기시 0.1%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하는 점을 감안해도, 실질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금리가 낮은 편이었다. 저금리 시대에는 단기적금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가입하고, 추후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옮기는 게 유리하다. 제1금융권보다 1.5~2배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Q3 해결점


먼저 통신비를 조정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상품으로 갈아타 3만원을 절약했다. 모임비(50만원→30만원)는 20만원, 비정기지출은 월 평균 5만원 줄이기로 했다. 기존 정기적금은 해지(50만원)하고 실손의료보험은 유지했다. 여기에 잉여자금(2만원)을 더한 80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연이율 3%의 저축은행 1년 만기 적금(48만원)에 가입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2만원), 중위험군 적립식펀드(15만원)에 투자했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연금보험(15만원)에 가입했다. 지출을 통제해 저축과 투자를 늘린 셈이다. 향후 사업을 확장해 소득이 증가하면 저축과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강수현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ifa@daum.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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