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살아날까

침체돼 있던 소니의 TV사업이 최근 몇년 새 다시금 활력을 얻고 있다. 개화를 시작한 OLED TV시장과 지고 있는 LCD TV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영업이익률도 국내 TV제조사들보다 월등히 높다. TV시장을 다시 일본에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성장동력을 잃었던 소니의 TV사업이 OLED TV시장의 개화와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사진=뉴시스]

소니가 부활하고 있다. 단순히 부활만 하는 정도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2017년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기준으로 약 8조5000억엔(약 85조원)의 매출, 7200억~7600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라면 지난 2007년 8조8714억엔의 매출을 올린 이후 가장 높은 매출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소니의 매출을 높여주는 핵심 사업은 단연 게임&네트워크(G&NS) 부문이다. 매출 비중은 전체의 21.7%로 가장 높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세다. 눈여겨볼 사업은 또 있다. 바로 TV사업 부문이다. 2005년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내준 세계 TV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소니의 점유율은 44%로 1위였다. LG전자가 30.9%로 2위, 파나소닉이 21%로 3위였다. 비결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TV산업의 패러다임이 액정디스플레이(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뀌면서 바뀐 TV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프리미엄 TV시장은 OLED TV가 주도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대형 LCD TV 판매 확대다. 소니의 60인치 이상 LCD TV 판매량은 2016년 44만대, 지난해엔 69만대를 기록했다. 가격도 높다. 지난해 4분기 기준 65인치 UHD LCD TV 평균소비자 가격은 소니가 1523달러, 삼성전자가 1252달러, LG전자가 942달러였다.

지난해 4분기 소니의 TV사업 영업이익률이 10.7%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이 덕분이다. LG전자(7%)와 삼성전자(4%)에 비해 월등히 높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나 2004년부터 10년간 8000억엔(약 8조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OLED TV판매량은 지난해(159만대)보다 2배 가까이 늘어 3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소니의 OLED TV판매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소니 OLED TV 판매량은 약 4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 소니는 최근 직원들의 기본급도 올렸다. 소니의 기본급은 2004년 이후 계속 동결이었다. 성장세가 내부에서부터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문제는 부활하는 소니가 세계 1ㆍ2위를 다투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위협적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각의 개발방식을 놓고 서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위협은 더 크게 느껴진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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