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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걸의 有口有言] 김상곤과 윤석열, 누가 투기꾼인가‘윤태식 게이트’의 교훈
[283호] 2018년 04월 10일 (화) 08:41:12
윤영걸 편집인 yunyeong0909@thescoop.co.kr
▲ “부인이 한 일이고, 난 모른다.” 고위 공직자들이 사건에 얽히면 이렇게 말한다. 윤석열 지검장도 그랬다.[사진=뉴시스]

# 김상곤 세테크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6억 세테크’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보고 ‘웃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이 정도의 일을 주요 뉴스라며 호들갑을 떠는 메이저 언론이 너무 우스워 차라리 슬펐다. 서울과 분당에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던 김 부총리는 양도세 중과조치가 시행(4월 1일)되기 직전에 대치동 아파트를 팔아 꾀돌이처럼 세금 6억원을 절약했다.

23억원의 양도차익을 챙겼는데 양도세가 6억원은 너무 적다고? 김 부총리는 대치동 아파트를 1984년에 4000만원에 사들여 34년 장기 보유했다. 보유기간을 봐야지 시세 등락을 갖고 평가할 일이 아니다. 사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과 강북 집값이 엇비슷했다.

김 부총리가 보유했던 청실아파트는 이웃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 달동네’라고 불릴 정도로 서민아파트였다. 소유자들은 비슷한 평수를 얻는 1대1 재건축을 하면서 수억원씩 재건축 분담금을 냈다. 오락가락 교육정책으로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으로 김 부총리를 지목하면 수긍이 간다. 그러나 34년간 소유한 집을 투기매매로 몰아붙이기에는 지나쳐 보인다.

언제부터인지 집값 급등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싸잡아 매도한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양도세 중과는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계층에게는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상당한 부작용이 예견된다. 매물 부족으로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 특정지역 집값은 오히려 더 끌어올리고, 낙후지역은 오히려 끌어내리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을 부채질할까 걱정이다.

# 윤석열과 부인

검찰 개혁과 지난 정권 비리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부인의 비상장주식 거래를 보면 입맛이 개운치 않다. 윤 지검장 부인은 지난해 1월 BMW 공식 딜러업체인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0억원어치 매매계약을 맺었다. 기관투자자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싼 가격보다 20% 싸게 계약했으니 파격적인 조건이 붙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남편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승진한 직후 계약을 해지하고 2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64억3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중앙부처 전체 공무원 중 6위를 차지한 윤 지검장의 재산이 많다고 토를 달 생각은 전혀 없다. 대부분의 재산은 늦게 결혼한 부인 소유로 알려져 있다. 공직자 부인이라도 얼마든지 비상장주식을 살 수 있다. 엔젤투자가 활발해져야 벤처기업이 성장하고 경제가 활기가 돈다. 그런데 검찰 실세의 부인이기 때문에 대형 기관투자가 보다 싸게 주식을 샀고, 환매까지 했다면(비상장주식은 사기도 쉽지 않고, 환매는 훨씬 더 힘들다) 납득하기 어렵다.

윤 지검장은 아내가 한 일이고, 계약취소로 원금까지 돌려받았으니 비난여론이 억울할 만하다. 그런 윤 지검장에게 과거 지문 인식 시스템 벤처회사인 패스21 사건에서 처벌받은 사례를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반공투사였던 윤태식 패스21 사장이 사실은 아내인 수지김을 살해했고, 안기부는 이를 은폐하고 사건을 조작했다. 2001년 구속 이후 검찰 수사과정을 통해 윤씨가 정관계 언론계에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소위 ‘윤태식 게이트’가 터졌다.

당시 검찰은 패스21 주주 308명을 대부분 불러 조사했다. 부인 명의의 차명 소유자는 물론 윤씨 친구였던 경찰관은 패스21 주식을 100주 받았다고 처벌을 받았다. 뇌물이 아니라 부인이 심장병 환자라서 치료비에 보태 쓰라고 쌀 때 줬지만 예외가 없었다. 당시 검찰은 패스21에 투자한 공직자와 언론인을 시세보다 싸게 샀다는 이유를 들어 차액만큼을 뇌물로 보고 엄벌했다.

윤 지검장 부인이 사전에 정보를 알았고, 투자대상기업과 내밀한 거래관계가 있었다면 이는 투기보다 훨씬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사정기관 공직자는 함부로 비상장주식을 소유하면 곤란하다. 이 나라 법질서 수립과 집행에 관한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아내가 한 일이라 나는 몰랐다고 변명하지 말았으면 한다.

현직 지검장 개인의 양심에만 맡길 문제가 아니다. 그가 주도하는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의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투명한 조사와 본인의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이번 계기로 그가 주도하고 있는 지난 정권 수사에 행여 억울한 사람이 없는지 한번 더 살펴볼 계기가 됐으면 한다,
윤영걸 더스쿠프 편집인 yunyeong0909@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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