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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바나나가 세상서 사라지면…「바나나 제국의 몰락」 인간의 욕심이 만든 식량의 위기
[283호] 2018년 04월 12일 (목) 11:40:18
이지은 기자 suujuu@thescoop.co.kr
▲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1960년대 이후 수십가지 품종에서 단 하나로 표준화됐다.[사진=아이클릭아트]

농업의 세계화로 인류 먹거리는 그 다양성이 급격히 줄고 품종은 균일화됐다. 우리의 입맛은 산업을 좌우했고, 무엇을 어디에서 재배할지를 결정했으며, 거대 기업의 식량생산 시스템은 똑같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사람들은 30만종 이상의 현생식물에 이름을 붙였지만 섭취하는 열량의 80% 작물은 12종에 불과하다. 인류가 단순한 식단에 의존하면서 지구의 형태도 단순해졌다. 그렇게 우리가 지구를 바꾸면서 작물이 위기에 처하고 있다.

「바나나 제국의 몰락」은 생물 다양성이 사라지며 발생하는 일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의존하는 작물 이야기이자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학자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저자인 롭 던은 “자연은 우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우리를 살릴 수도 있다”며 자연이 주는 혜택은 야생의 땅을 보전해야만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1년 내내 어떤 과일이든 먹을 수 있으며, 맛 좋은 품종을 개량하고 복제했다. 기업적 식량생산 시스템은 햇빛과 물·영양소를 식품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의 완벽하게 만들었지만 이 방식으로 자란 작물은 해충과 병원체 같은 자연의 위험에 직면하고 말았다.
인류가 병균 하나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몇년이 걸리지만 병충해는 순식간에 진화해 인류를 위협한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1960년대 이후 수십가지 품종에서 단 하나로 표준화됐다. 그 결과, 바나나는 병원체에 의해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다.

 

인간의 욕심이 빚은 사태가 바나나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식량도 마찬가지다. 작물에 닥친 위험은 우리가 농업을 단순화한 것에 정비례한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작물은 한 지역에서 재배되다가 병충해를 피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갔다. 하지만 비행기와 배로 세계가 연결된 지금 병충해가 작물의 이동 속도를 따라잡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작물을 구할 방법은 희박하다. 저자는 1845년 아일랜드에서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잃게 하고 전 세계에 퍼졌던 ‘감자 역병’을 예로 설명한다.

이 책은 인류의 식량과 생물의 다양성을 지킨 영웅도 이야기한다. 감자역병 연구에 일생을 바친 진 리스타이노, 카사바를 구한 한스 헤렌 등 인류의 위기에는 일생을 연구에 바치며 해결책을 찾던 숨은 과학자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아직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버려지는 음식은 넘쳐나고,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선진국은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 여긴다. 중앙아메리카·북아프리카·중동 등지에서 일어나는 사태가 그 나라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에서 보듯 한 지역에서 작물이 사라지면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 책은 저자 롭 던이 오랜 시간에 걸쳐 수많은 자료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이뤄낸 역작이다. 이 책을 통해 자연과의 공존이 인류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크리스퍼가 온다」
제니퍼 다우드나·새뮤얼 스턴버그 지음 | 프시케의숲 펴냄


유전자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복잡한 유전자 중 특정 부분을 편집할 수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 덕분이다. 생물화학자인 저자의 노력 덕분에 수천만원이 들었던 비용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절감됐다. 이 책은 단순한 기술 소개에서 멈추지 않는다. 유전자 가위가 어떻게 세계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고 암, 에이즈 등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다룬다.


 

「헤어짐을 수업하다」
쑨중싱 지음 | 미래의창 펴냄


상처 없는 이별은 없다. 어떤 이들은 자신에게 상처 준 이를 헐뜯고 다니며 앙갚음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지난 사랑을 난도질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빨리 잊어라’ ‘다른 사랑으로 지워라’ 등의 뻔한 조언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는 이별을 직시하고 두사람이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아름다운 이별’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는 앞으로 더 건강한 만남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언제나 옳다」
전제우·박미영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시작이 두려운 이유는 단 하나다. 처음이어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도전’이라는 런닝머신의 시작버튼 누르기를 망설이게 만든다. 부부인 두 저자도 그랬다. 하지만 ‘설렘’과 ‘열정’을 무기로 새로운 세계에 과감히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행복’이 찾아왔다. 이 책은 세계일주를 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여는 등 매번 ‘새로움’과 마주했던 저자들의 삶을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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