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 호황과 이중고

한화케미칼의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사업은 최근 2년간 호황을 맞았다. 유럽 메이저 업체들이 환경규제로 생산을 줄여서다. 원료 가격이 급등한 것도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화케미칼을 현재와 미래를 분석했다.

▲ 한화케미칼의 태양광사업은 여전히 빛을 못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화케미칼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2년간 호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2015년 8조원대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9조3000억원대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70억원에서 7564억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ㆍ폴리우레탄 원료) 사업부문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주목할 점은 한화케미칼의 호실적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다. 한편에선 “TDI 가격이 올해 연말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2015년 1t당 1658달러였던 TDI 가격은 올해 4월 초 44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하지만 반론도 많다. 사실 TDI 시장은 2년 전만 해도 공급과잉에 시달렸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유럽 메이저 업체들이 역내 환경규제로 인해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량이 확 줄었다.

여기에다 2016년엔 글로벌 메이저 업체인 바스프의 독일 공장에서 폭발사고까지 발생, 공급은 더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고 이후 TDI 글로벌 공급량은 15%가 줄었다. 한화케미칼은 이 틈새의 일부를 메웠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2013년 TDI를 생산하던 옛 KPX화인케미칼을 인수ㆍ합병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바스프 독일공장이 설비 점검을 마치고 가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스프 측이 독일공장의 30만t 설비를 당장 풀가동하진 않겠지만 그 공백이 메워지는 건 시간문제다. 한화케미칼의 실적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화케미칼도 ‘2017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독일 바스프가 정상 가동하면 시황이 한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렇다고 TDI 외 사업이 순탄한 것도 아니다. 한화케미칼의 또 다른 주력사업인 태양광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TDI를 뒷받침할 사업 부문이 사실상 없다는 거다. 시장 반응도 신통치 않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장기적인 성장성에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이익이 줄어들면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태양광 산업은 이익률 개선이 안 돼서 그렇지 산업 자체는 성장 중"이라면서 "바스프가 설비를 풀가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TDI뿐만 아니라 가성소다와 PVC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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