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의 서로 다른 유튜브 전략

키즈 콘텐트의 인기가 뜨겁다. IPTV 업계는 주요 시청층인 유아동층을 잡기 위해 키즈 콘텐트 강화에 나서고 있다. KT는 독점 계약ㆍ직접 투자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늘리고 있다. 그사이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제휴해 유튜브 키즈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의 ‘유튜브 효과’를 본 SK브로드밴드도 유튜브에 손을 내밀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이통사의 서로 다른 유튜브 전략을 살펴봤다.

▲ 키즈 콘텐트의 경쟁력이 IPTV 업체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다른 이통사 고객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8월 ‘유튜브 키즈’ 서비스를 출시한 LG유플러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유플러스의 IPTV서비스 ‘아이들나라’를 통해 유튜브 키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경쟁사의 결합상품(통신+인터넷+IPTV) 메리트를 넘어서겠다는 포부였다.

유튜브 키즈는 어린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해 콘텐트를 걸러주고, 시청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다. IPTV 꼴찌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유튜브를 등에 업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LG유플러스는 유튜브 키즈 출시 후 다른 이통사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2017년 12월 IPTV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3%로 전년 동월(21%)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1위 사업자인 KT 올레TV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1.9%포인트(2016년 50.5%→48.6%), 2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2016년 28.5%→28.4%)의 점유율이 0.1%포인트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가 경쟁사의 시장점유율 감소분을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의 전략이 통할 정도로 키즈 시장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지난해 가장 많이 성장한 국내 유튜브 채널 중 8개가 키즈 관련 채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아이들은 모든 궁금증을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해결한다”면서 “키즈 콘텐트가 IPTV 가입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LG유플러스가 좋은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유튜브 제휴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는 4월 2일부터 IPTV 서비스 ‘영어쑥쑥튜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유튜브 내 1000만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리틀베이비범’ ‘츄츄티비’ 등 해외 인기 교육 콘텐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국내외 콘텐트를 확보해 영유아 서비스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유료 VOD(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IPTV 업계로선 무료로 콘텐트를 제공하는 유튜브가 달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3사 중 VOD 콘텐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KT가 유튜브와 손잡지 않은 건 이 때문이다.

KT는 현재 핑크퐁TV를 월 정액제(6490원)로 독점 제공하고 있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일정 요금제(올레TV 라이브10 등) 이상일 경우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구글(유튜브)의 유튜브 키즈 제의가 있었지만, 기존 콘텐트 제공업체와 제휴한 캐리TVㆍ핑크퐁TVㆍTV쏙 등 독자적인 콘텐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손잡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반대길을 택한 KT. 누구의 선택이 적중할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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