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텐텐 감량계획서 ❾

▲ 다이어트 과정은 실망과 기쁨이 공존하게 마련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10주간 체중의 10%를 감량하는 텐텐 프로젝트 연재를 다음호에 필자 아내의 얘기를 끝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목표 기간을 넘긴 90일 동안 아내는 ‘일단’ 10㎏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체중 앞에 일단을 붙인 건 다이어트란 게 과정과 결과보다 향후 지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석달여 아내는 기존의 생활패턴과 확연히 다른 일상으로 일관했는데, 가장 큰 변화는 즐기던 과자 등 군것질거리와 완벽하게 결별한 것이다.

인간은 공복감을 달거나 기름진 것으로 달래고 싶은 본능적 욕망이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 세부실천계획 첫번째는 설탕과 기름 범벅인 밀가루덩이를 배제해 에너지 밸런스가 ‘음’으로 내달릴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둘째는 잘 먹는 일이다. 다이어트 식이는 열량은 줄이고 영양은 늘리는 식생활을 의미한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 잠깐 살펴보자.

지방을 태운다는 의미는 ‘혈액 내 중성지방 감소’와 ‘몸에 유용한 HDL 콜레스테롤 증가’다. 지방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유리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나뉘어 혈액 속을 흐른다. 핏속을 흘러 떠다니는 지방에 불을 붙이려면 리포단백 리파아제(LPL)라는 효소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체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무기질을 공급한다. 채소 등에서 얻는 것이 바람직한 다이어트 식습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외에도 필자가 아내에게 당부한 것은 면·떡·밥·죽·빵 등 한글자의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는 일이었다.

아내는 밀도와 순도가 높은 탄수화물은 점심에만 약간 섭취했다. 아침과 저녁은 채소와 두부, 생선 살 등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지방은 다양한 종류의 견과류 한줌 정도로 보충했다. 식이조절과 더불어 한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 그리고 피하 늘어짐을 막기 위한 신체 부위별 저항 운동도 중요한 일과로 삼았다. 이런 생활패턴의 반복에 화답하듯 저울의 눈금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윽고 10㎏을 감량한 아내는 챙겨 입는 옷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여보, 나 학교 다녀올게요”라면서 고교에 입학한 쌍둥이 녀석들의 상담을 위해 집을 나서는 아내의 모습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의 자존감과 자신감의 회복이 묻어난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이 묻어나는데 그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다. 사람 만날 땐 많이 먹을까 걱정부터 한다. 체중이 줄어드는 기쁨과 체중이 늘었을 때의 실망이 공존하는 게 다이어터의 생활이다.

다이어터는 저금통에 용돈을 모으는 어린이와 같다. 누군가 손을 대면 실망감에 아예 저금통을 깨버린다. 다시 채우면 될 일인데 말이다. 다이어터 역시 일시적 체중 증가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수를 회복하거나 만회할 시간, 이를테면 우리에겐 내일, 또는 모레가 있지 않은가. <다음호에 계속>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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