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될까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사진=뉴시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사진=뉴시스]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면서 국제금융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외국 주식시장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다.

낮은 배당성향, 복잡한 지배구조, 낮은 매출성장률과 함께 지정학적(북한) 리스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민규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대화까지 성사되면서 북한 리스크가 줄어드는 분위기”라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볼 만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론상 전쟁 위험이 약화하면서 국내 증시 할인율이 최소 대만 정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PER), 배당성향, 이익증가율로 추정한 할인율은 우리나라와 대만이 각각 14.4%, 11.2%다.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자체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많다.

5월 개최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 비핵화 합의, 경제협력 등 가시적인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진통이 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상회담 이벤트가 의미 있는 변곡점을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심화하던 북한 리스크가 줄고 있는 만큼 다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북한과의 교류가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개방 속도에 초첨을 맞춰야 하며, 한국 기업의 가치가 북한과의 경제 교류를 통해 얼마나 개선될지를 투자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 효과 亞 증시 ‘동반 상승’

▲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사진=뉴시스]


코스피지수는 4월 30일에도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피지수는 남북경협주의 상승세에 힘입어 30일 2515.38포인트를 기록하며 2500포인트선을 돌파했다. 11년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4월 27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마켓워치 등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6.76포인트(0.68%) 상승한 2492.4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886.49포인트를 기록해 7.19포인트(0.81%)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소식에 개장 직후부터 상승세를 기록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 선언, 남북경제협력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날 심리적 저항성인 3%대를 웃돌았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99%로 떨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 국채금리 하락이 위험자산 선호로 연결됐다. 그 결과,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강세로 전환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만2467.87포인트를 기록하며 148.26포인트(0.66%) 올랐고, 토픽스(TOPIX) 지수는 5.10포인트(0.29%) 오른 1777.2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도 홍콩 항셍지수(0.65%), 상해종합지수(0.19%)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대그룹 경협 봉인해제 될까
 

▲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현대그룹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현대그룹의 미래가 이목을 끌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면 현대그룹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광지구 토지이용권, 금강산관광지구 관광사업권ㆍ개발사업권, 개성공업지구 개발사업권, 백두산관광사업권 등 7개 핵심 남북경협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된 이후 이 사업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금강산관광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직후 실시한 사업이다. 현대그룹은 10년간 금강산관광 사업을 통해 1조4071억원을 벌어들였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한 2008년 7월 이후 중단됐다.

2004~2015년 12월 누적생산액 32억 달러(3조4000억원)를 돌파한 개성공단도 남북교류와 상생의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6년 2월 박근혜 정권 당시 북한의 핵실험 등을 이유로 전면 폐쇄됐다. 현대그룹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면서 남북경협 재개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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