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희 性 코너

▲ 일러스트=이진호
동서를 막론하고 남다르게 큰 페니스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흔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런 여의봉如意棒의 비밀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 중의 한 사람이 프랑스가 자랑하는 소설가 모파상이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마음먹기만 하면 자기의 거근을 자유자재로 발기시켜서 그의 면전을 가로막는 여성들을 여지없이 무찔렀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편 「내 생애와 연인들」이라는 적나라한 성의 자서전을 남긴, 프랑크 해리스가 만년의 모파상을 만나서 그가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거근의 실물을 목견하고 그 후일담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모파상의 페니스는 선천적으로 거대하게 발육한 것이 아니라, 매독梅毒의 병증이 만들어낸 염증으로 퉁퉁 부어서 외관상 크게 보였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그가 자랑하는 여의봉을 관찰한 당시의 이름난 의사들은, 한결같이 페니스의 실체가 큰 것이 아니라, 매독에 의한 신경이상항진의 결과였다는 진단에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의사들은 진성 자이언트 페니스는 아니라는 평가에 의견이 일치했다. 그는 자기의 페니스가 성병으로 썩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고 자기를 찾는 여성팬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그녀들을 품에 안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모파상의 열성적인 팬들은 그 보답으로 다 같이 매독에 걸려서 다시 남편과 연인들에게 나눠주었다.

당시의 치료제는 수은제제나 비소 등 독성이 강한 화학요법제 뿐이었으므로, 매독에 감염된 연인들은 잠자코 죽어가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 후 플레밍박사가 페니실린 제제를 발견해낼 때까지 매독균은 유럽의 명문귀족들을 차례차례 살해했다. 당시의 문필을 날렸던 문인들은 파리의 미녀들과 데이트를 즐기며 성병을 만연시켰는데, 당시의 사회상을 보면 프랑스 문학사文學史는 ‘성병 문학사’라고 부를 만큼 유명문인들은 모두 매독에 걸린 상태에서 달콤한 연애담을 집필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독과 문학을 동반하며 세계적 명작들을 집필한 문인들을 연령별로 정리해보면, 스탕달, 뮷세, 프로벨, 모파상, 도오테, 보들레르, 배르레뉴, 애드가 알란포오 순으로 간추릴 수 있다. 그 정도로 문인들은 매독균을 몸에 양육하면서 그 육체적 애욕의 달콤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대신 병균이 주는 고통을 잠시 잊어버릴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많은 문인들 가운데서 매독에 걸리지 않았던 작가는 발자크 뿐이었다. 너무 글을 쓴다는 것에 쫓겨서 여자들과 노닥거릴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매독의 피해에서 벗어난 비결이었다고 당시 그의 친구들은 해설했다.

프랑스에 매독이 처음으로 퍼진 것은 15세기 말의 일이었다. 샤를르 8세의 이탈리아 정벌 때 이 몹쓸 병이 창궐하기 시작했는데, 흥미롭게도 프랑스에서는 매독을 ‘이탈리아병’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 말라!’면서 ‘프랑스병’이라는 이름으로 발병지를 변경했다. 즉 매독을 가져다 준 이웃나라 이름을 병명의 앞에 붙이는 버릇이 생겼는데, 예를 들면 러시아에서는 매독을 ‘폴란드병’이라고 부르고, 폴란드에서는 ‘도이칠란드병’라고 불렀다.

여기서 한 바퀴 다시 돌아, 독일에서는 ‘프랑스병’, 일본에서는 두 가지 침입 루트를 생각하여 ‘포르투갈병’과 당창唐瘡이라는 두 가지 이름이 만들어졌다. 외설스럽고 추잡한 문화에 대한 배척 정신에서 콘돔을 두고, 프랑스에서는 ‘카포트 앙그레즈’, 요즘 말로 알기쉽게 바꾸면 영국인의 두건頭巾이라고 불렀으며, 영국인은 오럴 섹스를 ‘프랑스인이 애용하는 특별한 기교’라고 흔히 호칭했다.

매독이란 병은 실로 비참해서 그 아픔은 뼈가 부스러지는 것 같은 고통스러운 감각을 선사했다. 작가들이 그 병으로 죽으면서 그 병의 고통에 대한 비참함을 생생하게 그려 놓았는데, 나선균이 뇌 속으로 깊이 침입해서 발생하는 통증이므로, 당사자가 죽지 않고서는 벗어나지 못할 극심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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