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The Scoop의 ‘CJ 청부폭행 미스터리’ 인터넷판 기사가 올라간 뒤 하루가 흐른 8월 10일. 인터넷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인방송과 The Scoop의 홈페이지에 실린 해당 기사가 몇몇 블로그에 옮겨졌는데, 모두 사라진 겁니다. 누군가가 해당 기사를 보고 포털 사이트에 신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짐작은 갔지만 누가 그랬는지 확인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경인방송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메일주소로 한통의 전자편지가 날아왔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발송한 것으로, 내용은 이랬습니다. “고객님께서 작성하신 게시물에 대해 권리침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자는 CJ제일제당, 신고내용은 ‘명예훼손 게시물 삭제요청’이었습니다. [※ 오해가 생길 것 같아 첨언하겠습니다. 명예훼손 게시물 삭제요청이 들어왔다고 경인방송과 The Scoop가 그들의 권리를 명백하게 침해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런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글은 무조건 차단됩니다. 이를 풀려면 권리침해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 복원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런 내용의 전자우편을 읽고 SNS 중 하나인 트위터는 어떻게 됐나 접속했습니다.

먼저 기사에서 나오는 특정인의 이름을 검색했습니다. 그런데 119 구조대 관련 기사가 트위터를 덮고 있었습니다. 해당 기사의 특정인과 119 구조대원의 이름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글을 도배한 사람들의 트위터를 일일이 들어가 봤습니다. 수십명에 달하는 이 사람들의 팔로워 수는 1500~2000명으로 일정했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이 예전에 쓴 글이 모두 똑같았습니다. 같은 글을 조직적으로 짧은 시간에 올려 ‘CJ 청부폭행 미스터리’ 기사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버린 거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의문이 생겼습니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자유의 공간인 트위터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일을 지시하거나 직접 실행한 사람은 답을 알겠죠. 물론 이번 일과 ‘CJ 청부폭행 미스터리’ 기사가 전혀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식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는 존재합니다.
경인방송 정치사회팀 차장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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