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호텔신라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떠난 자리를 따이공代工(보따리상)이 메워준 덕분이다.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을 섭렵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따이공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호텔신라의 미래를 내다봤다. 

면세점 사업 호조에 힘입어 호텔신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3배 이상 급증했다.[사진=뉴시스]
면세점 사업 호조에 힘입어 호텔신라의 1분기 영업이익이 3배 이상 급증했다.[사진=뉴시스]

면세점 업계가 따이공代工(보따리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5억6000만 달러(1조6863억원)로, 전년 동월(9억3000만 달러) 대비 67.4%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액은 12억6000만 달러(약 1조3620억원)으로 외국인 이용객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1인당 평균 객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다. 따이공의 ‘싹쓸이 쇼핑’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따이공의 주요 구매 품목인 화장품ㆍ향수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호텔신라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255억원, 441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 342.2%씩 증가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따이공 효과만으로도 시내 면세점은 당분간 30%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호재는 또 있다. 해외 면세점 사업의 적자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ㆍ홍콩 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허브공항에서 화장품ㆍ향수 면세점을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다. 박성호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 면세점의 적자폭이 감소세고, 지난 12월 문을 연 홍콩 면세점도 운영이 안정적이다”면서 “해외 면세점은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브랜드 협상력을 갖추기 위한 볼륨을 키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DF1(화장품ㆍ향수)ㆍDF2(피혁ㆍ패션)의 운영권 낙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점도 호텔신라의 긍정적 요인이다. 이번 입찰마감은 5월 23일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입찰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DF1을 운영하게 된다면 호텔신라에 더없는 호재”라면서 “입찰 경쟁이 예전만큼 치열하지 않아 계약 조건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호텔신라에 리스크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따이공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장기적인 위험요인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온라인ㆍ모바일 쇼핑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면세점이 보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따이공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따이공의 발이 묶이는 순간, 호텔신라에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얘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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