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 우리 몸에 미치는 자극의 양

몸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로워질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몸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로워질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살까’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살까’여야 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병을 달고 오래 살 가능성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매 순간을 건강과 연결시킨다. 음식을 섭취할 때, 운동할 때, 잠잘 때, 어느 장소에 있는지조차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진다.

무해한 것은 취하고 유해한 것은 멀리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과연 모든 성분이 모두에게 똑같이 작용하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양의 건강식품, 힘에 부치는 고강도의 운동이 다 유익할 리는 없다. 반대의 경우는 또 어떤가. 우리 몸에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용량에 따라 이롭게 작용하는 것들도 있으니 말이다.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은 우리 몸에 미치는 자극의 양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말한다. 진화생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하르트 프리베는 우리 몸에 미치는 자극, 그리고 그 자극에 대해 우리 몸이 지니는 저항력을 연구해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호르메시스란 적응적 스트레스 반응이다”고 소개한다. 이런 반응 능력을 가진 생명은 보편적으로 과하지 않고 오래 지속되지 않는 수준의 스트레스 자극에는 적응하고 더 건강한 상태로 나아갈 잠재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독성물질도 체내에 치명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양으로 주어질 경우 세포가 방어 분자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면 자극이 다시 주어져도 인체는 이에 대비할 수 있으며, 나아가 예전의 손상까지 복구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우리 몸에 좋고 나쁨을 확실히 구분짓고 싶어 한다. 좋은 것은 최대한 많이 취하고 나쁜 것은 가능한 한 멀리함으로써 안정을 느끼고자 한다. 예를 들어 슈퍼푸드나 근력 운동에 열광하고 스트레스, 담배 연기, 각종 화학물질 등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로움과 해로움에 대한 기준을 단순한 이분법으로 생각하기가 곤란해진다.

실제로 어떤 물질은 단지 건강에 좋은 반응을 일으킬 때 이로울 뿐이지, 알고 보면 유독 물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 블루베리나 카카오 같은 열매의 폴리페놀과 플라보놀 등이 대표적인 예다. 탈모약이나 당뇨병 치료제들도 대부분 소량을 취할 때 효과를 나타낸다.


저자는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용량과 정도에 따라 오히려 이롭게 작용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알코올은 과다할 경우 동맥경화의 주범이 되지만 적은 양일 때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하며 혈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방사선도 피폭으로 백혈병이나 갑상선암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널리 알려졌지만 한편에서는 간암·유방암 등을 앓는 환자들이 치료 목적으로 방사선을 쬐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명확히 가르기보다는 적절한 용량과 정도를 찾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우리 몸의 호르메시스 능력을 잘 활용하는 길이다.
 

세 가지 스토리

「왜 맛있을까」

찰스 스펜스 지음 | 어크로스 펴냄

식사에서 분위기란 얼마나 중요할까. 저자는 음식 맛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음식의 기울기부터 식기, 조명의 색깔, 음악 등 우리가 흔히 ‘느낌’이나 ‘직관’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이 사실은 정교하게 고안된 심리적·감각적 설계라고 말한다. 씹는 소리가 큰 감자칩이 왜 더 맛있는지, 기내식을 왜 짜게 만드는지 등 저자는 음식에 숨어 있는 과학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펴냄

이 시대 젊은이들은 다른 듯 같은 무게감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속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기성세대가 종용하는 ‘열정’과 ‘치열한 아픔’은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인 저자는 자신이 1년 동안 겪었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책으로 풀어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는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장 수집 생활」
이유미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평범한 제품이라도 어떤 설명이 더해지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품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카피의 미학’이다. 그런 감각적인 문구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온라인쇼핑몰 ‘29CM’의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문장을 수집하라”고 말한다. 그는 공감되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타이핑해 필사를 해두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켜켜이 쌓아 놓은 문장들은 언젠가 훌륭한 카피로 재탄생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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