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상생안] 단가 후려치면서 상생은 무슨 상생
[무늬만 상생안] 단가 후려치면서 상생은 무슨 상생
  • 이지원 기자
  • 호수 288
  • 승인 2018.05.15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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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그럴듯한 유통공룡의 상생전략
높은 판매수수료율‧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해야 상새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뉴시스]
높은 판매수수료율‧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 고질적 문제를 해결해야 상생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뉴시스]

갑을 관계가 분명한 대형 유통기업과 납품업체 간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유통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5월 4일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하지만 납품업체가 ‘상생’을 체감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유통공룡들이 내놓은 무늬만 상생안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유통기업와 납품업체는 운명공동체입니다.” 지난 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형마트ㆍ백화점ㆍ홈쇼핑 등 유통기업 14개사 대표들을 만나 중소 납품업체와의 상생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 이어 세번째 열린 간담회다. 이날 김 위원장은 “판로 확대나 자금 지원을 넘어선 상생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유통기업 대표들은 마련해온 상생안 보따리를 풀었다.

이마트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는 자금지원ㆍ판로확대ㆍ상품공동개발 등의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이마트는 1418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납품업체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만든 PB상품의 비중을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롯데마트는 청년창업ㆍ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50개 업체를 롯데그룹 유통체널에 입점시킨다는 계획 등을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청년ㆍ주부 창업 기업의 입점 수수료ㆍ시설비 지원을 제시했다.

백화점 업계(롯데ㆍ신세계ㆍ현대ㆍ갤러리아ㆍAK플라자)도 상품대금 지급기한 축소, 중소기업 전용매장 운영 등 자금지원과 판로개척에 방점을 찍은 상생안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계는 유통기업의 상생안 발표를 반기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이 직접 간담회에 나와서 상생안을 발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공언한 만큼 유통업체들이 상생안을 지키려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늬뿐인 상생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많다.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고질적인 문제인 높은 판매수수료율과 단가 후려치기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상생을 이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을乙의 입장인 납품업체가 판매수수료율이나 납품단가 협상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월 발표한 ‘대규모유통업체 납품 중소기업 애로실태’에 따르면, “대기업과 거래에서 협상력이 있다”고 답한 납품업체는 대형마트의 경우 21%, 백화점 부문은 14.3%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53.7%)이 전년도 수수료율을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를 결정하고 있었다. 납품업체의 어려움이 고착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납품업체가 대형 유통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종별 동일 마진율 적용(46.2%)’이나 ‘부당한 단가인하 요구에 대한 제재(45.4%)’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유통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자발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라면서 “제도적인 부분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 따라 보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 납품업체들은 공정위의 미온적인 태도가 아쉽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규모가 작거나 신생 업체의 경우 판로확보를 위해 무리한 수수료를 견디며 납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면서 “정부가 소상공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듯이 중소 납품업체 수수료율 문제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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