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맞벌이 부부 재무설계 下

노후 준비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 교육비에부터 내집 마련 자금까지 돈 들어갈 일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노후를 포기할 수도 없다. 전문가들이 하루라도 빨리 노후 준비에 나서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부족한 자금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긴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한국경제교육원㈜이 오씨 부부의 가계부를 점검했다. ‘실전재테크 Lab’ 10편 마지막 이야기다.
 

다양한 노후 준비 상품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사진=뉴시스]
다양한 노후 준비 상품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사진=뉴시스]

가장 현명한 노후 준비 상품은 무엇일까.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을 문제다. 재무설계에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국가에서 운용하는 국민연금,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따로 마련한 개인연금 상품, 부동산 임대 소득을 통한 노후자금 마련 등인데, 마지막은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 서민이 부동산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은퇴 전까지 내집 마련을 위해 빌린 은행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다. 결국 금융상품을 통해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장기 운용되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노후자금을 준비할 때 1년에 한번씩 갈아타야 하는 단기상품은 적합하지 않다. 단기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재투자하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둘째, 세금 혜택을 최대한 누려야 한다. 연금저축이나 연금펀드 상품은 연말정산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금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제공된다. 세금 혜택은 노후 상품을 선택할 때 놓쳐선 안 될 사안이다.

셋째, 기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노후상품은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운용된다. 10년이란 긴 시간에 변화하는 화폐의 가치와 물가상승률도 생각해야 한다.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수익이 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매월 돈을 받을 수 있는 연금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연금을 받는 시기는 소득이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매월 돈을 수령할 수 있는 연금 상품이 제격이다.

마지막으로 당장 시작해야 한다. 경험생명표라는 단어는 노후준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씩은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노후상품 지급액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평균 수명을 반영해 3년에 한번씩 갱신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생명표의 기준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대한 빨리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하다.

매월 잉여자금이 11만원에 불과했던 오윤성(가명·49)씨와 김윤희(가명·41)씨 부부는 2차 상담에서 생활비 지출을 기존 589만원에서 467만원으로 축소했다. 그 결과, 잉여자금은 133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제 남은 건 잉여자금을 활용해 부부의 목표인 노후준비와 자녀교육비 마련이란 풀기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오씨 부부는 노후를 변액연금(월 40만원)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변액연금 상품이 고객에게 욕을 먹는 건 사실이다. 오랜 납입 기간에도 수익률이 부진한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변액연금은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상품이다. 적은 금액으로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연금 기능을 강화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어 잘 선택하면 노후를 준비하는 데 이만한 상품도 없다. 오씨 부부는 사업비 비중이 낮고 최저보증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했다. 또한 가입 금액은 20만원으로 하고 나머지 20만원은 추가납입 형태로 적립해 사업비 부담을 더 낮췄다.
 

노후 준비 상품만큼 중요한 게 저축 상품이다. 매번 얘기하지만 저축보다 더 안전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오씨 부부는 매월 50만원을 적금에 넣어 자산을 불려나가기로 했다. 누군가는 “몇푼 안 되는 은행 이자를 기대하는 것보다 길거리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 게 낫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이자를 받고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에 내돈을 맡긴다고 생각하면 이보다 좋은 금고는 없을 것이다.

은행의 낮은 이자율은 투자를 통해 보완하기로 했다. 오씨 부부의 두 아들은 9살 터울이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는 아직 10년 이상의 여유가 있다. 우선 큰아들의 교육비는 현재 만기가 끝난 적금 600만원을 정기예금으로 전환해 마련하기로 했다. 둘째 아들은 지금 납입하고 있는 적금(10만원) 이외에 적립식 펀드(매월 10만원)를 추가하기로 했다. 오씨 부부가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금만으로 둘째의 교육비를 마련하는 건 쉽지 않다. 투자를 통해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게 현명하다.


남은 23만원의 잉여자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넣어 비상금 마련에 사용하기로 했다. 부족한 비상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혹시 모를 아내 김씨의 퇴사에도 대비해야 한다. 비상금 통장을 마련해 둬야 이후 소득에 변화가 생겼을 때도 현재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 1500만원 중 500만원도 비상금 통장에 활용할 예정이다.

남은 1000만원의 활용방법도 결정했다. 오씨 부부는 1000만원을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원금보장형 ELS는 투자금의 70~90%를 우량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를 주가지수나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100% 안전한 금융상품은 없다. 지금과 같이 글로벌 금융지표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는 ELS도 안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오씨 부부의 여유자금 1000만원은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하기로 했다. RP의 경우 매입 시점에 금리가 확정돼 있어 안정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환매조권부채권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만기가 끝나면 다시 매도할 수 있어 일정기간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투자 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건 잊어선 안 된다. 일부 상품의 경우 중도환매수수료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씨 부부는 재무설계를 통해 최소한의 노후준비와 아이 교육비 마련에 나섰다. 물론 오씨 부부의 기대엔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노후자금이든 자녀 교육비 준비든 시작이 빨라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할 때는 긴 시간만큼 좋은 내편은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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