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짓누르는 더블케어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는 직장인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사진=아이클릭아트]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는 직장인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사진=아이클릭아트]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는데. 자식의 날은 없나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이라는 짐을 지고 있는 중년 남성의 푸념이다. 가정의 달을 보내는 기혼 직장인의 부담이 적지 않다. 잡코리아 조사 결과, 기혼 직장인의 5월 평균 예상 경비는 71만원에 달했다. 지난해(60만원)보다 18.3% 증가했다.

이들 중 38%는 평상시에도 자식과 부모를 모두 지원하는 ‘더블케어’를 하고 있었다. 월 평균 더블케어 비용은 자녀 지원비 81만2000원, 부모 부양비 52만원 등 총 133만원에 달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블케어의 부담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ㆍ60대의 34.5%가 더블케어를 하고 있었고, 이들은 자녀 생활비(41.5%), 결혼자금(32.3%), 주택자금(30.5%)을 더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손자까지 돌보는 ‘트리블케어’의 비중은 5.6%나 됐다.

문제는 이런 부양 부담이 가족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자녀 양육ㆍ부모 부양의 어려움으로 가족의 위기가 발생한다”는 답변은 60%를 훌쩍 넘었다. 가족 부양 문제가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됐다는 거다.

통계청은 해마다 사람들에게 부모 부양 책임자가 누구인지 묻고 있다. ‘가족’이라는 답변은 1998년 89.9%에서 2016년 30.6%로 감소했다.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8.1%에서 50.8%로 증가했다 사회가 더블케어의 덫을 해결하는 주체로 올라서야 한다는 거다. 이미 늦었다. 하루빨리 사회가 나서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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