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다스리는 법

속이 더부룩한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먹은 것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불편한 느낌, 식체食滯다. 식체의 원인은 대부분 과식·과음이지만 스트레스로 소화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경우도 있다. 복부팽만감, 식욕부진, 메슥거림 등 식체로 인한 증상이 지속되면 다른 질병도 의심해볼 수 있다.

식체가 오래 지속되면 다른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식체가 오래 지속되면 다른 질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보통 섭취한 음식은 내용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1~5시간 정도면 위 속에 머물면서 소화된 다음 소장으로 옮겨진다. 다만, 위 기능이 약해지거나 소화 기능을 넘어 과식·과음을 하면 식체 증상이 생긴다.

가벼운 식체는 원인만 제거하면 금방 회복되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위궤양이나 위암, 식도의 병변病變 가능성을 검사해봐야 한다.

식체는 단기적으로 위장약을 복용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위장약의 종류에는 위의 기능을 활발하게 만드는 건위약, 위나 장에서의 소화를 도와주는 소화약,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약, 위 점막을 보호하는 위점막 보호약 등이 있다. 건위약은 식사 30분 전까지, 소화약은 식후 30분까지, 제산약과 위 점막 보호약은 식후 2시간 이후 공복 시나 잠자기 전에 복용해야 한다.

한방에서 식체는 기혈수氣血水 중 기가 부족한 기허氣虛의 상태 또는 수의 균형이 깨어진 수독水毒의 상태로 본다. 따라서 위胃로 향하는 피의 흐름을 촉진시켜 위장을 따뜻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위의 긴장을 풀거나, 위에 정체된 물을 배출시키는 육군자탕六君子湯을 주로 처방한다. 육군자탕에는 반하·백출·진피·백복령·인삼·자감초·생강·대조 등이 들어간다. 동의보감은 육군자탕에 대해 “기가 허하고 담痰이 성하여 온몸이 노곤하면서 식욕이 부진하고 명치 밑이 그득하며 때로 메스껍고 토하며 뒤가 묽은 데 쓴다”고 기술하고 있다.

위의 혈행을 좋아지게 해 소화기능을 개선하는 사군자탕四君子湯, 자율신경의 균형을 잡아주고 위산의 분비를 조정하는 안중산安中散도 처방한다. 이 3가지 처방의 차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육군자탕은 체력이 중간 이하로 약한 편이며 위장이 약하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의 위장허약, 소화불량 등에 쓴다. 사군자탕은 체력이 약하고 마른 편이며, 쉬 피로해하는 사람의 위장허약과 식체 등에 쓴다. 안중산은 체력이 중간 이하로 약한 편이며 위통, 식체가 있는 사람의 위장허약, 만성위염 등에 쓴다.

이들 처방 속에는 위를 건강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생약이 많이 포함돼 있어 복용을 하더라고 위와 장에 부담이 별로 없다. 참고로 한의사가 식체 환자를 진찰할 때 생리의 상태, 일상생활 등 얼핏 식체와 관계없는 듯한 내용을 문진하거나 복부의 상태, 혀의 상태, 맥을 짚어보는 경우가 있다. 이는 모두 환자의 체질과 상태에 가장 적합한 처방을 찾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황동국 튼튼마디한의원 창원점 원장 hdk@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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